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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매달 자가진단’ 조기발견 최선책 |
[병이되는 버릇，약이되는 습관―유방암 ⑸]
유방암은 지난 2001년 여성암 1위로 올라선 뒤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2년 유방암 환자는 7317명으로 지난 95년에 비해 199% 증가했다.
발병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서구 여성들은 50세 전후 폐경기를 지난뒤 유방암 발병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반면,한국 여성들은 40대가 가장 많으며 최근엔 20∼30대 젊은 환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서구적인 식생활과 만혼의 증가,출산율 및 모유 수유 감소,음주 등 여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다른 암과 달리 초기 유방암(0기,1기,2기)의 경우,80∼90%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조기 발견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
실제 유방암 환자 박유경(47·가명)씨 사례와 유방암 진단 전문의 김미혜(김미혜 유클리닉 원장) 박사의 조언을 통해 유방암 조기 진단 및 치료,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박씨는 2년전 암선고를 받고 수술로 양쪽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아픔을 겪었다. 김 박사는 박씨에게 처음 유방암 진단을 내린 의사로,수술후 재활 치료 등에 대한 상담을 해주며 인간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먼저 박씨에게 유방암을 의심할만한 증상은 없었는지 물어봤다.
“한두달 전부터 가슴이 찌릿찌릿하고 당겨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온몸이 뜨겁기도 했구요. 생리하기 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곤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죠.”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이나 겨드랑이에 딱딱하게 만져지는 멍울입니다. 유두나 피부가 함몰되거나 유두에서 피같은 분비물이 나올때도 있죠. 좀더 진행된 암일 땐 겨드랑이에 임파선이 만져지거나 유두 주위 피부에 습진이 생깁니다.”(김박사)
“샤워할 때 가슴을 만져 봤지만 멍울인지 몰랐어요. 간혹 가슴이 예전과 다른 것 같으니 병원에 가보라고 남편이 얘기하긴 했지만,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죠.”(박유경)
그러나 김박사가 박씨를 진단했을 땐 상태가 심각했다고 한다. “오른쪽 유방에는 셀수 없는 멍울이 촉진됐고,겨드랑이 임파선에도 암세포가 전이돼 예후가 아주 안좋았어요. 바늘총으로 조직을 떼내 검사한 결과 ‘3기’였어요. 이 정도면 제대로 만져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왼쪽 유방에도 초음파상 1㎝ 크기의 암덩어리가 발견됐지만 다행히 암세포가 유관과 유소협에만 퍼져 있는 ‘0기’암이었습니다.”(김박사)
박씨가 보다 일찍 이상 증상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박사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환자들처럼 자가 진단을 똑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많은 여성들이 유방을 손으로 만져 암을 찾아내는 자가 진단을 하고 있지만,암을 제대로 찾아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그는 “유방에 손을 대고 살짝 누르면서 손끝 감각으로 세심하게 더듬어야 하는데,손아귀에 힘을 주고 유방을 주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암을 발견하기 힘들다”면서 “제대로만 하면 촉진은 매우 훌륭한 검사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의 조기 검진을 위해 30대까지는 매달 자가 진단을,40대 이후엔 1∼2년마다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이나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또 유방암 진단 뒤에는 의사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암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합니다. 의사 판정을 믿지않고 이 병원 저 병원 ‘의사 쇼핑’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거나,초기인데도 무조건 죽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죠. 유방을 잘라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도 크구요.”
김 박사는 “최근엔 유방을 절제하지 않고 치료하는 유방보존술도 많이 시행되는 만큼,의사의 치료 방침을 믿고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암 수술 뒤엔 남편의 역할도 중요하다. 얼떨결에 유방을 잘랐지만,일단 완치되고 나면 여성미의 상징을 상실한 심리적 충격이 크기 때문.
박씨 역시 수술후 한동안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남편과의 원만치 못한 부부생활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를 다니며 마음의 평정을 찾았고,남편의 태도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며 이내 웃음을 되찾았다.
김 박사는 “환자들 중에는 절제한 유방에 손도 대지 않는 남편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우울증을 앓는 경우도 많다”면서 “남편들은 아내의 ‘달라진 상황’을 이해하고 보다 세심하고 자상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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