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폐경여성이 에스트로겐만 단독 복용해도 프로제스틴을 병행투여하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임상시험 중간결과가 나옴에 따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7년 동안 진행해 오던 에스트로겐 임상시험을 1년 앞당겨 중단했다고 2일 발표했다.
NIH는 에스트로겐만 복용해도 프로제스틴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처럼 뇌졸중과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만 위험의 정도가 다소 낮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병행투여처럼 유방암과 심장마비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았고 골다공증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병행투여와 마찬가지였다고 NIH는 말했다.
NIH는 2002년 가을 에스트로겐-프로제스틴 병행투여에 대한 대규모의 장기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중 심장마비, 뇌졸중, 유방암, 혈전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확실해지자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에스트로겐 단독투여에 대한 임상시험은 자궁절제수술을 받은 50-79세 여성 1만1천명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7년 가까이 진행되어 왔다. 에스트로겐은 자궁내막암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자궁절제수술로 자궁이 없는 여성만이 복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여성은 에스트로겐에 프로제스틴을 함께 복용해야 자궁내막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합성에스트로겐 0.625mg이 함유된 와이어스 제약회사의 프레마린(Premarin)이 투여되었다.
이들은 뇌졸중 위험이 1만명당 29명으로 호르몬제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는 여성의 21명에 비해 8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최종결과는 분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개월 후쯤 발표될 예정이다.
NIH의 이같은 발표로 폐경여성이 갱년기장애를 피하기 위해 호르몬제제를 복용할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현재로서 NIH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은 안면홍조, 야한증, 질건조 등 갱년기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능한한 낮은 단위로 단기간만 투약하라는 것이다.
NIH의 '여성건강조사'를 진행해온 책임자인 바바라 올빙 박사는 "비상사태는 아 니지만 수년간 에스트로겐을 복용해 온 여성은 '아직도 복용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스스로 물어 볼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2002년 에스트로겐-프로제스틴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두 가지혼합제제를 복용하는 여성이 1천500만명에서 850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 임상시험에 관여한 뉴저지 의과대학의 노먼 래서 박사는 그렇다고 에스트로겐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어떤 여성이 에스트로겐의 부작용 위험이 가장 큰지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만 개발된다면 안전하게 에스트로겐을 복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han@yonhapnews.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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