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조산，원인과 대처]
조산이 늘고 있다. 올초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임신 중독증에 걸린 30대 산모가 임신 24주만에 1000g이 채 되지 않는 쌍둥이 자매를 출산해 화제가 됐다. 그 중 한 아이는 434g으로 국내에서 가장 작은 초극소 미숙아로 기록됐다.
건강한 아이들에 비해 항상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조산아는 태어남 자체가 신비로움이다. 아직 조산아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나,의료계에서는 조산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가천의대 길병원의 경우,1995년 8.1%에서 2000년 15.8%로 조산율이 배 가까이 늘었고,서울아산병원도 95년 13%에서 2002년 17%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포천중문의대 강남 차병원 산부인과 장진범 교수는 “조산율에 대한 전국적인 통계가 나와 있지 않아 개별 병원 통계에 의미를 두긴 힘들지만,미국의 경우 98년 11%,2001년 11.9%,2002년 12%로 꾸준히 늘고 있는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최근 20년간 증가하는 추세로 봐서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27주 태어난 아기는 조산=조산은 정상 임신 주수를 기준으로 20∼37주 사이에 분만이 된 경우를 말한다. 흔히 10개월로 알려져 있는 정상 임신 주수는 38∼42주다. 조산아를 미숙아로 보는 인식이 많은데,이는 50%만 맞다.
실제 조산아는 출생시의 몸무게와는 무관하게 미숙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미숙아는 태어날 때 몸무게가 정상 이하(2500g)로 태어나는 것으로 임신 주수와는 무관하다. 출생시 몸무게가 1000g이하일 땐 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분류된다.
◇원인은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조산의 원인은 다양하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 가운데 산과적 이유 즉,전치 태반 혹은 태반 조기 박리,양수-양막의 감염,면역학적 이상,자궁경부 무력증이나 자궁 기형이 있을 때 조산의 위험성이 커진다.임신 중독증이나 약물 중독이 있는 임산부도 조산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 그밖에 외상이 있거나 개복 수술 경험이 있을 때,조산에 대한 가족력,태아 기형,쌍둥이 등 다태아 일 때도 조산아가 잘 생길 수 있다.
한양대 구리병원 산부인과 이정한 교수는 “음주나 흡연 등 산모의 잘못된 생활 습관도 조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특히 임산부의 나이가 많거나 어린 경우에 조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사회 활동 증가로 인한 음주·흡연 여성의 증가,정신적 스트레스,늦은 결혼과 출산 등의 환경 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충치나 치주염 등도 조산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무조건 조심하는 것이 최선=아이가 생기는 것 만큼이나 아이를 낳는 것도 인간의 힘으로 조절하기 힘들다. 조기 진통시 조기 분만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지난해 2월 호르몬 치료가 조산율을 11.9%에서 7.6%로 감소시킨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조산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 산모는 절대 금연,금주하고,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 질염이나 충치,치주염 등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병은 임신 전에 반드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장 교수는 “특히 임신 중반기 이후 골반에 압박감이나 생리통 혹은 물 같은 분비물이나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허리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엔 다니던 병원을 찾아 조기 진통이나 조산 여부에 대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산에 있어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과거력이다. 이 교수는 “과거 만삭 분만을 한 경우 그 다음 임신시 조산 빈도는 약 5%이나,첫 애를 조산했을 경우 둘째 애의 조산 빈도는 15%,첫째 둘째를 모두 조산했을 경우 셋째 애는 33%로 증가한다”면서 “첫 아이를 조산으로 낳은 여성은 다음 임신을 준비할 때,특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산을 일으킬 고위험군 산모에 속한다면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 가운데 신생아집중치료실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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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산모의 음주·흡연 ‘칠삭둥이’ 만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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