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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급증하는 ‘어린이 천식’] |
가벼운 감기려니 했는데…‘학습장애’ 에 완치도 어려워
“집채만한 코끼리가 목을 누르고 있는 것 같아요.” “어항 밖에 버려진 금붕어처럼 숨쉬기가 힘들어요.”
어린이 천식 환자들이 호소하는 천식의 고통이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1년에 18만명이 천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매년 4000명 이상이 천식으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천식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
특히,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국내 어린이천식 환자는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80년대까지만 해도 3∼4%에 불과하던 소아 천식 유병률이 최근에는 6∼7세의 경우 13.3%,13∼14세는 7.7%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반해 ‘감기처럼 가벼운 병’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라는 식으로 천식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순천향대병원 소아과 편복양 교수는 “어린이 천식은 방치할 경우,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떨어뜨려 학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아이의 사회성 형성에도 많은 제약과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조기 예방 및 관리를 강조했다. 특히,황사와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기 시작하는 요즘,천식을 앓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밤,이른 아침,운동시 조심=천식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이 생겨 기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증상이다.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꽂가루,황사 먼지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다. 어른에 비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의 경우,꽃가루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 천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과 고통스런 기침이다.이런 증상은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운동시에 자주 발생한다.
중앙대병원 내과 최병휘 교수는 “특히,일반 감기 증상이 2∼3주 내지 한달 가까이 계속되거나,감기인데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찬다면 일단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가 할 일=불행히도 천식은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적절한 예방과 증상 관리만 꾸준히 해준다면 정상 아이들처럼 생활할 수 있다.우선,아이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같은 봄철에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가 원인이라면,꽂가루가 심하게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부득이 외출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꼭 착용토록 해야 한다.
부모의 흡연은 금물. 흡연은 자녀가 천식에 걸리기 더 쉽게 만들고,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간접 흡연도 천식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삼가는 게 좋다. 때로는 자녀의 폐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천식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실내는 물론,차에서도 절대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자녀의 ‘천식 행동 계획’을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도 도움된다. 여기에는 평상 시 자녀가 사용하는 약물,천식 악화를 인식하는 방법,비상시 할 일 등이 포함돼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년에 2회,혹은 급성 발작이 있은 후에는 의사에게 자녀의 천식 행동 계획을 새로 검토해 주도록 의뢰하는 것이 좋다.
천식에 대한 자녀 교육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부모가 없을 때를 대비,약물을 혼자 흡입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또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자녀가 천식 환자임을 알려 체육시간 등에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편 교수는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통제가 쉽지 않고 치료를 꺼리는 경우도 많아 의사나 환자의 역할 못지않게 부모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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