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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파이낸셜]통증환자，맞춤치료시대 온다 |
…관절염등 고통 획기적 완화 기대감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거나 덜 아플 수 있을까.’
이같은 의문은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봄직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추세가 강해지면서 이젠 의학이 질병의 치료나 예방이라는 기존 개념보다는 ‘어떻게 하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로 관심이 전환하고 있다.
또 이같은 추세는 신약을 개발하는 대형 제약업체뿐 아니라 전세계 바이오벤처 등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 ‘통증’ 특집호에서 “앞으로 약 10년 뒤면 의사가 통증환자의 유전자 배열을 파악해 통증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래의 통증치료 방향이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통증 치료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이다.
◇통증,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통증은 신체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피부에 분포해 있는 ‘통각수용체’라는 세포에서 시작된다.
사고 등으로 피부에 상처를 입으면 통각수용체는 척수로 ‘상처가 났다’라는 의미의 전기신호를 보내고 이 신호를 받은 척수는 다시 신경전달물질과 화학물질로 뇌에 비상신호를 보낸다. 뇌는 척수로부터 전해진 신호를 분석해 ‘엔돌핀’이나 ‘오피오이드’와 같은 통증을 억제하는 물질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다량으로 분비한다.
통증은 마치 뜨거운 커피를 마셨을 때 커피를 더 이상 마시지 못하게 해 혀와 식도, 위장 등이 순차적으로 화상을 입는 것을 예방하는 것처럼 인체를 위험상황에서 벗어나도록 경고신호를 보내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정교한 통증 시스템에 이상이 생길 경우는 관절염 등 만성통증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다.
◇통증 정도는 환경이 좌우=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의 캐서린 부시낼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주변환경이 개개인의 통증에 어느 정도 작용하는지를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실험했다.
실험결과, 통증을 유발하면서 소음으로 실험자의 주의를 분산시키자 PET 검사상 통증을 나타내는 뇌의 부위가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 발견됐다. 이 실험은 아이들이 넘어져 울 때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주거나 안아주는 등 주의를 분산시키면 울음을 그치는 것에 대한 과학적인 해설이다.
또 연구팀은 똑같은 정도의 자극을 주더라도 각각 좋아하는 냄새를 맡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같은 통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통증치료 관건은 유전자=미국 미시건대의 존 카 주비에타 박사 연구팀은 뇌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조절에 관여하는 ‘COMT 유전자’에 미세한 변화만 일어나도 통증에 대한 인지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주비에타 연구팀은 실험에서 COMT 유전자를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발린’과 ‘메티오닌’ 가운데 발린을 쌍으로 가진 사람은 메티오닌을 쌍으로 가진 사람보다 턱관절장애(TMJ)로 인한 통증을 더 잘 견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캐나다 토론토대의 솔터 박사는 지난 2002년 유전자를 조작해 ‘DREAM’이라는 유전자를 제거한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통증에 둔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같이 통증과 관련한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면서 유전자를 이용한 통증치료제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맞춤통증 치료제의 현주소=현재 통증을 줄여주는 약은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말기암환자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모르핀이나 펜타닐과 같은 ‘오피오이드계’ 진통제는 통증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변비·구토·약물 의존성 등을 유발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약물 투여방법을 사탕 형태로 바꾸거나 피하에 이식하는 캡슐 형태로 변환, 의존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다.
현재 미래형 맞춤형 통증치료제 개발은 편두통, 관절염, 암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편두통은 신경세포에서 나온 과다한 양의 뉴로펩타이드가 주변 혈관을 지나치게 확장시켜 정상보다 비대해진 혈관이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편두통의 치료를 위해 과학자들은 트립탄계열의 약물이 신경세포의 수용체에 붙어 과다한 양의 뉴로펩타이드가 방출되는 것을 막아 통증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또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흔히 찾는 아스피린 등이 위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COX-2 억제제를 개발중이다.
기존의 아스피린 등은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COX-2와 위벽의 보호기능을 가지는 효소를 분비하는 COX-1을 가리지 않고 억제해 위에 통증을 나타냈으나 앞으로는 문제를 일으키는 COX-2만을 억제하는 약물이 나올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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