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로 인한 치열 발병 잦아
규칙적 식사ㆍ좌욕등 효과적
식이섬유 섭취도 크게 도움
'치질은 직립 보행하는 동물이 내는 세금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치질은 50세 이상 성인의 반 이상이 지니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라는 얘기다. 서서 걸어다니는 인간은 모든 내장의 압력이 항문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치질에 걸리게 된다는 것. 특히 요즘은 운동 부족과 잦은 음주로 인해 치질 환자들이 더욱 늘고 있는 상황이다.
치열은 주로 다이어트하는 젊은 여성이나 운동이 부족한 비만형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치열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변비가 가장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딱딱하고 마른 대변을 보는데, 이것이 연한 조직으로 구성된 항문 내괄약근을 통과하면서 상처를 주기 때문.급성 치열은 국소 마취연고를 사용하거나 온욕을 통해 2주 정도면 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만성으로 변해 볼일을 볼 때마다 열창이 반복되고 상처에 세균이 침입해 항문 주위의 괄약근에 염증이 생긴다.
보통 수술이 필요한 만성 치열은 전체 치열 환자의 10~20%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만성 치열은 '내괄약근 절단술'로 완치가 가능하며 내괄약근을 약간 넓혀 파열된 부위가 빨리 아물도록 하는 치료법으로 내괄약근의 일부만 절개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여성에겐 치열이 많다면 남성들에겐 치루가 많다. 치루는 항문부위의 통증 없이 발열 등 감기몸살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통증이 있더라도 일단 그곳이 터져 고름이 빠지고 나면 통증이 사라지면서 방치해 까다로운 복합성 치루가 되기 십상이다.
항문과 직장 사이에는 변이 수월하게 내려가도록 윤활유 기능을 하는 점액을 분비하는 항문샘이 있다. 사람에 따라 6~15개가 있는데 이 샘에 세균이 침입, 곪았다가 터지면 고름이 빠진 자리에 구멍이 생긴다. 처음 염증이 시작된 항문 안쪽 구멍을 내공이라 하고 농이 흘러나온 바깥쪽을 외공이라고 하는데, 내공과 외공이 터널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을 치루라고 한다. 치루의 구멍은 항문 속과 통해 있으므로 아물었다가 다시 터지기를 거듭한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치루는 통증이 적을 경우 방치하기 쉽지만, 근복적인 수술치료를 받지 않으면 계속 악화되고 암으로 진행할 위험까지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과 함께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을 섭취하고 아침 식후 30분 이내에 변을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특히 치열에 걸리기 쉬운 만성 변비 환자들은 좌욕 등을 통해 평소 항문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배변 후에 따뜻한 물로 항문 주위를 세척하는 등 항문 위생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식이섬유가 충분히 함유된 고구마나 현미, 잡곡밥,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면 금상첨화다.
장창민 기자(cmj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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