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인해 식도에 염증이나 상처가 난 모습을 내시경 검사를 통해 볼 수 있다.
■ 위식도역류 예방하려면…
식사 뒤, 특히 과식을 한 뒤 소화가 될 때쯤 위에서 목으로 신물이 넘어와 괴롭다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진단되는데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이 질환은 서양의 질환으로만 생각해 우리나라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용찬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위식도 역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전체 성인의 약 40% 정도나 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건강검진 결과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8.5%가 위식도 역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증상은 아주 단순해 누구든지 쉽게 알 수 있다. 주로 지방질이 많은 식사를 하거나 과식을 한 뒤 소화가 될 때쯤 신물이 넘어오는 것이 주된 증상이기 때문이다. 신물이 넘어온 뒤에는 가슴 부위가 화끈거리거나 조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침이 많이 나온다거나 침이 잘 삼켜지지 않으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마른 기침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몸을 앞으로 구부리거나 식사 뒤 바로 누워 있을 때 더 잘 나타난다.
이용찬 교수는 “위식도 역류 질환 진단에 보행성 식도 산도 검사, 식도담즙 역류 검사, 위식도 내시경 검사, 식도 조영술,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 등 여러 검사 방법이 있어 진단과 합병증을 찾는 데 도움을 주나 아직 표준 검사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환자들의 증상을 기준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산제나 산분비 억제제를 쓰면 증상이 개선되는 것으로도 진단을 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가슴이 화끈거리거나 목이 아픈 증상들이 점차 심해질 뿐만 아니라 각종 식도 질환들이 생겨날 수 있다. 박수헌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 점막보다 약한 식도 점막이 위산에 자주 노출되면 식도염이나 식도 궤양이 생기기 쉽고 심한 경우에는 식도 점막의 상처로 출혈이 생기기도 하며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 삼키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드물기는 하지만 식도 선암이 발생할 수도 있어 위식도 역류 질환은 임상적으로 식도 선암의 위험 인자로도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에 다른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와 같은 위식도 역류 질환이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분석 결과들이 있지만 주로 식사 습관의 서구화 경향과 비만 인구의 증가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역학 연구 결과, 마른 사람보다는 비만한 사람에게서 위식도 역류 질환이 훨씬 흔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박수헌 교수는 “비만한 사람의 경우에 운동 요법과 음식 조절을 통해 몸무게를 2~3㎏만 줄여도 역류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위식도 역류 질환의 예방 및 치료의 방법으로 생활 습관의 교정이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고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음주도 악화 요인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특히 포도주와 맥주를 마시면 위산 분비가 늘어나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인스턴트 식품에는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역시 피하는 것이 좋고, 사탕이나 초콜릿의 단맛도 위산 분비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줄여야 한다. 미국의 지침을 보면 커피와 같은 카페인이 든 음식도 줄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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