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가 배꼽이 더 크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
일찌감치 서둘렀으면 손쉽게 끝났을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일이 커졌을 때 하는 말이다. 치아 관리가 딱 그렇다. 치아는 건강하게 지키기도 힘들 뿐 아니라 한번 앓으면 치러야 하는 경제적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80% 정도가 충치나 잇몸병을 앓고 있으며,그 비율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충치와 잇몸병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은 뒤의 칫솔질이다. 올바른 치아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잘못된 이닦기 여든까지 간다=칫솔질은 첫 치아가 났을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모는 거즈로 유아의 치아와 잇몸을 최소한 하루에 한번씩 닦아줘야 한다. 치아가 많이 나오면 부드러운 소형 칫솔을 쓸 수 있다. 치약은 유아의 경우 뱉는 능력이 부족해 치약을 삼킬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아장아장 걷는 시기에는 어린이용 소용 칫솔을 사용하고,아이가 칫솔질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부모의 격려가 필요하다. 미취학 어린이(5∼6세)는 스스로 칫솔질을 하도록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고 칫솔질 후 직접 확인하여 마무리 칫솔질을 해주어야 한다.
대전선치과병원 김형민 과장은 “어린이가 스스로 칫솔질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부모가 어린이를 왼쪽 다리에 앉히고 어린이의 머리를 왼쪽 팔에 기대게 한 후 왼손 손가락으로 어린이의 입술을 당기면서 오른손으로 이를 닦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주의해서 닦아야 할 부위는 어금니의 씹어먹는 면과 혀에 접한 면. 경우에 따라 부모가 먼저 칫솔질 시범을 보인 후 어린이 혼자서 칫솔질을 하도록 지도한다. 치솔질 방법은 큰 원을 그리면서 둥글게 닦거나(묘원법),옆으로 미는 동작(횡마법)이 적당하다. 이 시기엔 특별히 윗니,아랫니 구분 없이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어린이는 스스로 칫솔질을 하도록 지도하고,이 시기부터는 좀더 정교한 칫솔방법인 회전법(잇몸에서 치아쪽으로 칫솔을 회전시켜 쓸어 내림)을 교육시키도록 하며,저학년인 경우 부모가 직접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마무리 칫솔질을 해준다. 초등학생은 윗니,아랫니를 구분해서 따로 칫솔질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울러 식사 후와 잠자기 전에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루 3회 이상의 칫솔질을 정확한 방법으로 하는 것. 어린시절의 잘못된 이닦기 습관이 평생 갈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바른 칫솔질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0세 이후는 이보다 잇몸 신경써야=서른살을 넘으면 이보다 잇몸에 신경써야 한다. 어릴 때부터 이와 충치를 강조하는 말만 듣다보면 정작 잇몸의 중요성을 잊는 게 다반사. 이만 썩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잇몸이다.
치아와 잇몸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불소가 함유된 치약으로 최소한 하루에 3번은 닦아야 한다. 식사 후와 잠자기,간식이나 과자를 먹었을 때는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이때 ‘롤링 테크닉(회전법)’으로 볼과 혀쪽도 잊지 말고 칫솔질을 해 줘야 한다.특히 혀와 안쪽 치아,잇몸을 닦는 것을 잊어버려선 안된다. 식사후 바로 칫솔질을 할 형편이 아니라면 마지막에 야채를 씹는 것이 좋다. 야채의 섬유질이 이를 닦아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물로 입안을 헹구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콜라나 인공음료,단 음식을 먹었을 때는 곧바로 맹물로 헹구는 것이 좋다. 신음식을 장기간 먹으면 이가 녹을 수 있기 때문에 신 음식을 먹고 난 후에도 입안을 물로 헹구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또한 술에 취했을 때일수록 반드시 이를 닦아야 한다. 술이 이에 나쁘다는 보고는 없지만 술에 취했을 때 이를 닦지 않고 자는 것이 문제다.
이오치과 권중원 원장은 “자는 동안 입안은 세균의 활동장이 된다”면서 “과음을 해 피로가 쌓이면 쉽게 치주염이 생기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고,술 마신후 칫솔질은 필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담배는 치아보다는 잇몸에 더 나쁘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 상실이 더 많고 잇몸병 치료 효과를 더디게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 가능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좋지만,끊지 못한다면 철저하게 칫솔질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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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민]어릴땐 바른 칫솔질…커서는 잇몸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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