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낫겠지’ 방치하다 흉터생겨
꽃가루 등이 날리는 봄철에는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발현되기 쉽다. 특히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 태열로 불리는 아토피 피부염이다. 잠을 설칠 정도로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자녀를 가진 부모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마 품안에 있을 때는 긁지 못하게 손을 잡아보기도 하고 약을 발라줄 수도 있지만, 손길이 미치지 않는 학교를 보내고 나서는 불안한 마음만 앞선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 환경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오염된 공기에 노출될 우려가 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벌겋게 부푼 피부와 긁어서 생긴 보기 흉한 피딱지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학교를 안 보낼 수도 없는 만큼,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면서 증상을 이겨낼 수 있도록 부모가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중엔 아토피 피부염을 성장하면서 저절로 낫는 병으로 아는 이들이 많다. 치료를 하다가도 잘 낫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문의가 아닌,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런 편견을 갖고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아이는 점점 고통스럽기만 하다.
아토피 피부염은 장기적으로 재발하는 만성 질환임을 알고 정확히 치료해야만 한다. 실제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약 65%는 1세 이전에, 90%는 5세 이전에 발병하며 이중 60%정도가 한 가지 이상의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어른이 되어서도 갖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12세미만의 어린이들에게 발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오염, 생활습관의 변화,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모유수유의 감소, 새로운 세균의 출현 등이 주범으로 의심된다. 따라서 검사를 통해 원인 인자를 찾아내고, 관련 음식이나 환경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건조한 날씨에 부쩍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로션만 발라주고 넘어가는 부모가 있다면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가려움증을 시작으로 염증, 각질, 피부 갈라짐 등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중증일때는 상처에 진물과 피가 흐르고 딱지가 앉기도 한다.
따라서 상태가 심각해진 후에 발견하면 2차 감염 등으로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대의대 용산병원 피부과 서성준교수는 “어린이가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손이 차갑고 잘 트고, 피부가 따갑다는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면 더욱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 거친 옷감이나 울로 된 옷을 입었을 때 피부가 가렵고 붉어지면서 긁은 자리가 가는 줄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다면 아토피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아토피 피부염이 유발되면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나아지는 듯하다 방심하면 즉시 재발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지속적인 관리와 조절로 서서히 치료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치료가 더디다고 검증 안된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 손실일 뿐만 아니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의 약물 처방이 달라진다. 가려움증으로 잠을 설칠 때는 진정성이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한밤중에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에는 항우울제나 진정제를 짧게 추가하기도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강도가 센 스테로이드제는 당장은 효과적이나 2~3주이상, 또 얼굴처럼 예민한 부위에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쓸 경우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과 전신적으로 흡수될 경우 성장 지연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재발 억제 기능이 있는 엘리델크림 등 비스테로이드성 치료제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떤 약물을 사용하든 전문의와 상의하며, 체계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김연수기자 whitewhite@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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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문화]‘아토피 피부염’ 동심도 짓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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