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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비만의 주범은？] 젊은층은 지방， |
중년은 탄수화물
얼마전 한 환경단체가 ‘비만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는 패스트 푸드에 대한 성분 정보 공개를 각 업체에 촉구하고 나서는 등 국내에서도 패스트 푸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식품영양재단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명 중 한명이 패스트 푸드의 TV 광고규제에 찬성표를 던져 패스트 푸드의 지방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주장에 힘을 얹어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패스트 푸드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되레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탄수화물은 한국인이 섭취하는 주 영양소인 탓에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있다. 비만의 주범,지방인가? 탄수화물인가?
◇패스트푸드 울린 지방의 정체=지방은 살을 빼려는 사람들의 금기 항목 1위인 영양소다. 열량이 높아 비만의 원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은 인체 조직을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 중 하나로 필요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때문에 양보다는 질을 따져서 먹는 지혜부터 챙겨야 한다. 패스트 푸드에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는 포화 지방성분이 많다. 계속 먹을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과잉 에너지를 축적,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도 막히게 한다.
그런데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전체 열량의 40%를 지방에서 얻으면서도 심장병 발생률이 다른 나라의 50%도 안 된다. 그만큼 비만 인구도 적다. 섭취하는 지방의 70%가 올리브유같은 불포화 지방이기 때문이다. 불포화 지방은 혈관을 깨끗하고 튼튼하게 해준다.
즉,동물성 지방에 많이 든 포화지방은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지만,불포화 지방인 식물성 지방은 비만 혐의에서 많이 벗어난다. 단,식물성 지방이라도 이를 마가린 등으로 고형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트랜스 지방산’은 포화지방 못지 않게 혈관 및 비만에 위험하다. 때문에 액체 형태로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아무리 식물성 지방이라도 많이 먹는 것은 역시 비만 위협 요소다. 식단 구성 비율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방관하면 비만 원인 될 수도=‘지방이 많이 든 고기를 안 먹는 데도 살이 찐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탄수화물에 대한 방관에서 비롯된 현상일 수 있다.
한국의 식단은 원래가 육류보다는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 그런데 탄수화물 역시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의 원인이 된다.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부분이 인체 내에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에서 유행하는 ‘저 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한국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방법상의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 밥만 줄이면 심각한 열량 부족 및 영양 불균형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기존의 1/4 정도로 줄이되 생선 등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 열량 균형을 맞춰야 한다.
탄수화물 식품을 선택할 때도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당지수는 어떤 음식 100g이 소화,흡수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빨리 혈당량을 높이는가를 수치로 나타낸 것. 당 지수가 낮은 식품일수록 체지방 축적 효과가 덜하다. 단맛을 느끼는 식품일수록 당지수가 높다. 과자,사탕,케이크 등은 당지수가 80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현미,삶은 고구마 등은 당지수가 낮다. 감자는 의외로 당지수가 높아 구운 감자의 당지수는 85나 된다.
◇연령층 따라 비만 주범 나뉘어=젊은층의 비만은 대부분 지나친 지방 섭취가 문제인 게 사실이다. 이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원인. 햄버거의 경우,지방 함량이 40%나 돼 삼겹살(25%)보다도 많다. 기본적으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유지가 10% 이상 들어가야 하기 때문. 감자튀김 등 다른 품목까지 포함된 세트 메뉴의 경우 한식 세끼의 열량과 맞먹는다. 자극적인 향신료 등 소스가 입맛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미네랄 등은 현저히 부족하다. 특히 햄버거 등에 들어있는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포화 지방산이나 중성지방밖에 없다. 이들은 비만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한편,패스트 푸드를 즐기지 않는 중년층의 비만은 탄수화물을 경계해야 한다. 강남베스트 클리닉 권혜석 원장은 “지방과 탄수화물 중 어느 것이 비만에 해롭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당분 섭취가 많은 중년층은 정제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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