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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조선]‘아토피’ 막으려면 신생아에게 모유를 |
초등학생 25% 발병…"면역체계 평형 깨진 탓"
선식·생식은 질환 악화시킬 수 있어
◈사례-대학 1학년생이던 김모양의 소원은 화장을 해보는 것과 치마를 입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극심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아온 김양의 얼굴은 화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 김양의 어머니는 10여년 동안 딸의 아토피를 고치기 위해 유명하다는 병원을 거의 전전했고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한방 치료와 생식 등 안해본 게 없었다.
딸이 아토피를 앓게 되면 부모와 자식 간에 비슷한 갈등양상이 나타나는데 김양도 마찬가지였다. 남녀 혼성으로 반이 편성되는 중고교 시절, 김양은 학교에 가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아이들처럼 아토피가 있다”고 놀렸기 때문이다. 김양도 자신의 피부를 창피하다고 여겼다. 김양은 점점 학교 생활을 싫어하게 되었다. 김양의 어머니는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딸과 다투는 경우가 이루 다 셀 수가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토피로 인해 성격이 날카로워지는 딸을 보면서 속으로 눈물을 흘린 경우도 많았다.
어린아이의 아토피는 주로 음식물에서 영향을 받고, 청소년은 대개 집먼지 진드기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김양의 증세는 주거환경에서 기인한 측면이 많았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가 직접적 요인이었다. 가장 먼저 진공청소기로 집먼지 진드기를 완전히 없앴다. 그리고 피부 관리와 면역조절요법, 적절한 스테로이드 관리로 상태가 호전되었다. 그 뒤 화장도 하고 치마를 입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었다. 현재 김양은 중국 유학 중이며 1년에 한 번씩 들어와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법-아토피 피부염은 어린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로 흔히 태열이라고 하는데, 얼굴에서 시작되며 건조하고 거친 피부를 보이고 매우 가려워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인구 10명 중 2명에서 발생하며, 특히 소아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유병률도 전인구의 20% 정도라는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도 초ㆍ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24.9%, 중학생의 12.8%가 아토피 피부염을 진단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유전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개인이 생활방식이 서구화되고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면역체계의 평형이 깨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후진국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알레르기 질환이 덜 나타나며, 집안에 형제 자매가 많아 어린 나이에 감염에 일찍 자주 노출되는 경우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률이 낮다는 결과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데, 아토피 피부염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족 중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경우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아토피 피부염이 더 잘 생긴다. 즉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진행에서 처음 나타나는 질환으로, 앞으로 나타날 다른 알레르기 질환들인 천식, 비염, 결막염 등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런 유전적 요인만으로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이 외에 환경적 요인이나 식습관 등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신생아에게 모유를 먹이고, 이유식을 6개월쯤부터 원칙적으로 한 가지씩 늘려가는 방법으로 시작하고, 일찍부터 소아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담하여 잘 관찰하고 조절하면 아이의 알레르기 질환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이유식으로 선식이나 생식을 먹이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 발생을 증가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30% 가량은 음식물과 연관있어
그러나 임신 중의 산모에게 음식을 제한하거나 환경을 조절하는 방법 등은 아직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추천하기 어렵다. 흔히 임산부들은 알레르기 식품으로 알려진 계란, 우유 등을 막연히 먹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임신 중 이런 음식을 제한했다고 아기의 알레르기 질환이 감소하는 것은 아닐 뿐 아니라 영양적으로 불균형이 생길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 필수적인 영양소를 가진 이런 음식을 제한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종종 산모에게 땅콩을 먹지 않도록 하는데, 이는 만약 알레르기가 발생한 경우에 심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어린이의 경우 약 30% 정도는 음식물 알레르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돌 전에 어린 아이가 먹는 음식물, 특히 우유, 달걀, 콩류 등이 관련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과 음식물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식물이 실제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는 세심한 관찰과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아기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고 해서 우유나 계란 등을 무조건 먹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조건 원인 음식물을 다 회피하거나 정확한 진단 없이 추측으로 원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음식물을 금지시킨다면 한창 성장하고 발육하여야 할 어린이에게 치명적인 영양 결핍이나 발육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음식물 등 직접적으로 몸 안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인 알레르기 항원(알레르기 원인물질)외에도 직접적으로 알레르기 면역 반응을 유도하지 않더라도 증상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키는 요인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키는 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실내가 너무 건조하거나 온도가 높은 경우,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비누나 샴푸 등을 너무 자주 사용하거나 사용 후 충분히 닦아내지 않는 경우, 때를 밀거나 자극성이 강한 로션을 바르는 경우, 음식물이 피부에 자주 닿는 것 등이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중에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치료가 난립하는 이유는 아토피 피부염이 재발성의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감기나 폐렴과 같이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지속적인 조절이 요구되는 질환이다.
처음엔 병원 치료를 받으면 아토피 피부염이 호전되는 듯 보이다가도 원인 음식물의 섭취, 발열 및 여러 가지 피부 자극요소와 같은 악화 요인에 의해 다시 나빠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처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다 보면 인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과 경험적인 자료 위주인 인터넷 자료 등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지고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현재까지 단시간 내 아토피 피부염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그래서 환자와 가족은 인내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악화 막으려면 피부 깨끗이 관리해야
아토피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는 깨끗한 피부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절한 외용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욕을 하더라도 피부의 지방층이 유지되도록 가능한한 자극성이 강한 비누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목욕 후 몇 분 안에 피부 윤활제나 보습제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 피부염에 사용하는 외용제는 이 외에도 치료제로 가장 대표적인 부신피질 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 연고와 최근 새로 개발된 프로토픽(타크롤리무스) 연고 등이 있다. 일부 어머니들 사이에 무조건적으로 스테로이드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어 외용제는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데,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피부의 각질화로 인해 두꺼워지거나 변색이 올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최소화시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 물질을 회피하고, 피부 자극을 피하며, 보습과 청결에 유의하면서 적절한 외용제를 사용하는 것 등 원칙에 충실하게 치료하는 것이 왕도(王道)이다.
(주간조선 홍수종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 및 호흡기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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