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 등 여행자 30％가 설사… 이질도 증가
노점음식 절대 금물… 중국·필리핀선 민물수영 위험
질병관리본부는 2004년 상반기 해외여행 전염병 감염자가 작년 한 해 감염자보다 많았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특히 세균성 이질 감염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말라리아,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콜레라, 뎅기열 감염자도 크게 늘었다. 올여름 동남아나 중국·중남미 여행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경고다.
해외여행 중 걸리는 전염병은 전염 경로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벌레나 모기 등에 물려 걸리는 전염병이다.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일본뇌염, 수면병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 동남아 등 열대지역 말라리아는 한국 말라리아와 달리 매우 치명적이므로 도시가 아닌 시골이나 산림 지역 여행자는 여행 1주일 전부터 예방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말라리아 모기는 주로 해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에 활동이 왕성하므로 이 시간대엔 외부로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하며, 긴 팔 옷과 긴 바지, 모자 등으로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재 뎅기열이 창궐해 현지인 6만명 가까이가 감염됐으며 그중 650여명이 사망했다. 한양대병원 여행자 클리닉 배현주 교수는 “뎅기열 모기는 밤보다 낮에 더 활발히 활동하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과 중남미 열대지역 여행자에겐 황열 백신 접종이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다. 폐렴이나 간염 등을 유발하는 주혈흡충증이 유행하는 중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태국 등지에선 민물에 발을 담그거나 수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음식이나 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여행자 설사,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이 있다. 이 중 ‘물갈이 설사’로도 불리는 여행자 설사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여행자의 30% 정도에게 발생한다. 최근엔 세균성 이질과 장티푸스, 콜레라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배현주 교수는 “가벼운 설사가 날 경우엔 지사제만 복용해도 되지만 설사가 하루 2~3번 이상 심할 때는 항생제와 지사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며 “고열과 함께 변에서 피가 나올 때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물과 음식을 통한 전염병 감염의 예방을 위해 질병 관리 본부는 ▲길가에서 파는 음식 ▲날고기나 생선회 ▲식당에서 제공되는 샐러드 ▲껍질이 이미 벗겨져 있는 과일 ▲식당에서 제공되는 얼음·물 등은 피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잘 익히고 요리가 된 고기 ▲본인이 직접 껍질을 깐 과일 ▲끓인 물이나 뜨거운 음료(커피, 차 등) ▲캔이나 기타 밀폐된 용기에 들어 있는 생수, 청량음료, 탄산음료 ▲맥주나 와인 등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셋째, 성 접촉에 의한 질병으로 에이즈와 매독 등이다. 서울아산병원 해외여행클리닉 최상호 교수는 “성적 접촉을 삼가야 하며, 접촉시엔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며 “에이즈는 수혈, 문신, 주사기, 귀뚫기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여행 클리닉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한양대병원 등지에 개설돼 있다. 4주 이상 장기간 위험 지역에 머물거나 관광지가 아닌 농촌·산림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 등은 해외여행 클리닉을 미리 방문해 필요한 질병 정보와 상비약 등을 준비해야 한다. 해외여행에 관한 정보는 질병관리본부(www.nih.go.kr)와 한국건강관리협회(www.kah.or.kr /travel)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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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해외여행 때 식당 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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