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제제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를 일으키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활동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미국에서 발표됐다.
미국의 권위있는 의학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은 최근 HIV에 감염된 탄자니아 여성 108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B·C·E 등 종합비타민제제를 5년간 투여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는 AIDS로의 진행을 약 50%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종합비타민제제를 복용한 환자는 면역기능이 저하돼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한 AIDS 전문치료제를 이용하는 시기도 상대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 보스턴주 하버드의대의 와페이 파우지 교수는 “초기 AIDS 환자에게 일년에 15달러(1만7000원 상당)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을 권장하는 것이 연간 300∼400달러에 상당하는 전문치료제를 부담하지 못하는 국가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도상국만을 놓고 봤을 때 치료가 필요한 AIDS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네이처지는 최근 이중 경제적인 이유로 AIDS 전문치료제를 이용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92%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종합비타민이 어떻게 HIV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미 보스턴주 터프츠대에서 영양과 면역학을 연구하고 있는 사이민 메이다니 교수는 “최근 학계에 알려진 바로는 비타민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며 “아마도 이번 연구결과는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파우지 교수의 연구결과를 놓고 신중론을 펴고 있는 전문의들도 있다.
미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국립 소아건강 및 발달 연구소’(NICHHD)의 린 모펜슨 박사는 “개발도상국에서도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에게 비타민을 처방했을 때 또는 남성에게 처방했을 때에도 이번 연구결과와 같은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파우지 교수가 사용한 비타민의 용량이 현재 하루 비타민 권장섭취량에 6배에 달하고 비타민과 AIDS와 관련된 최초의 무작위 실험이라는 사실 등을 들어 실제로 임상에 이를 적용하기 까지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제 목 : [파이낸셜]건강 돕는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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