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균 원인…성경험과 무관
최근들어 냉(대하)증이 심해진 K씨(30)는 병원을 가기가 민망하게 여겨졌다. 미혼 여성의 신분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한다는게 부담스러운데다 생식기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 왠지 꺼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증으로 인해 하루 팬티를 두 번씩 갈아 입어도 축축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극심한 가려움증을 참을 수가 없어 그녀는 결국 가까운 병원의 산부인과를 찾게 됐다.
K씨가 가장 염려한 것은 혹시 성병 때문이 아닌가 하는 점. 하지만 검사결과 K씨는 곰팡이 균에 의한 칸디다 질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칸디다 질염은 세균성과 달리 공기중이나 물 속에 떠다니는 곰팡이가 주된 원인인 질병이다. K씨의 남모를 고민은 1주일 동안의 통원치료로 깨끗이 해결됐다.
곰팡이 균에 의한 칸디다성 질염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 질염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다른 계절보다 배나 된다. 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곰팡이 균이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칸디다성 질염은 가장 흔한 형태의 질염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여성들의 75%가 일생동안 한번은 칸디다성 질염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든 곰팡이성 질염의 85∼90%가 칸디다성 곰팡이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칸디다균은 인체의 구강,장관,질점막에 생존하면서 보통 때는 염증을 유발하지 않으나 인체의 저항력이 떨어지면 염증을 일으킨다. 이 균이 구강에서 염증을 일으키면 구강염,질 점막에서 염증을 일으키면 질염이 되는 것이다.
흰색의 걸쭉한 냉과 심한 가려움증이 주된 증상이다. 냉의 형태는 비지 또는 두부를 으깬 것 또는 치즈 같은 양상을 띤다. 가려움증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손이 가는 경우가 많으며,특히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한 사람이나 임산부, 당뇨병 환자에게 잘 생기는 병이다.
여름철에 특히 성행하는 것은 물놀이를 할 기회가 많은 것과 관계가 있다. 이 균은 공기중이나 물 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한다. 따라서 신체의 분비물이 떠다니는 수영장,목욕탕 같은 곳에서 사람의 신체로 옮겨 다닌다. 물놀이의 기회가 많고 고온 다습한 여름철이 여성들에게는 ‘복병’인 셈이다. 이는 성경험이 전혀 없다고 해서 질염에 대해 안심해선 안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아무튼 질염을 예방하려면 되도록 속옷 착용을 피하는 것이 좋은데,상식적으로 그렇게 하기란 어려운 일. 때문에 땀을 잘 흡수하는 면제품 속옷이나 넉넉한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또한 대중 목욕탕의 물 속에 장시간 몸을 담그거나 비위생적인 타올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수영장을 다녀 온 후에도 깨끗이 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명진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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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민]‘여름철 칸디다성 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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