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중독 걸린 당신 식중독에 딱 걸릴라
최근 들어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는 때를 가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여름철에 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다. 설사를 일으키는 원충, 바이러스, 세균 등이 자라기 적절할 만큼 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차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도 늘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손 씻기나 위생적인 주방을 유지하는 것 등이 무척 중요해진 것이다.
여름철 설사는 보통 대부분 길어야 1~2주 정도 가는 급성 설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이상 나타나는 경우는 다른 질환을 의심할 수도 있다.
여름철 설사는 보통 식중독이라 부르는 것을 포함한 균의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과거에는 주로 오(O)-157과 같은 독성 대장균, 이질균, 콜레라 등과 같은 세균이나 일부 바이러스에 감염돼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 양상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최근 농정연구센터가 개최한 제12회 연례심포지엄에서 엄영숙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발표한 ‘식품안전의 개념과 실태’라는 보고서를 보면, 1987년에는 94.6%가 원인이 밝혀졌고 주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등이었지만, 2003년에는 65.2%만 이에 해당됐다.
여름철 집밖 음식 조심해서 먹고
손 깨끗이 씻어야‥설사떈 물 충분히
보고서는 또 가정 보다는 점차 다른 곳에서의 식중독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엄 교수는 “1976년에 발생한 식중독은 가정에서 섭취한 식품으로 인해 약 73%가 발생했지만, 1990년대에 20% 밑으로 떨어졌다가 2000년대에는 2% 미만일 정도다”며 “교육 및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가정에서의 위생 관념이 좋아졌고, 외식이 늘어나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들을 볼 때 식중독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식사 전 손 씻기 등의 개인 위생 관리와 여름철만이라도 외식을 줄이거나 위생적인 외식 공간을 찾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김태일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여름철 설사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그 방법은 신선하고 깨끗한 음식인지 확인하고 가능한 익힌 음식을 먹는 것과 손을 잘 씻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진용 고려의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직도 독성 대장균이나 장티푸스균,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균이 식중독의 주된 원인이므로,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과일은 되도록 껍질을 까 먹도록 하며, 햄버거처럼 고기를 갈아 만든 음식은 속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 음식점이나 길거리 등에서의 냉차나 샐러드 등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여름철에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물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이온 음료나 보리차 등이면 충분하다. 모든 설사가 식중독이라 할 수 없고 식중독이라 해도 가벼운 경우 물만 잘 보충해 주면 대부분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이나 어린이 등이나, 당뇨 등 다른 질환이 있어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진용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탈수가 심해 어지럽거나 의식이 혼미해질 때, 최근 여행을 다녀온 뒤 일주 이상 지속될 때, 설사와 함께 38도 이상의 열이 날 때, 배가 아프거나 피가 섞여 나올 때, 10일 이상 지속될 때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사가 2~3주 이상 계속될 때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는 대부분 만성 설사와 함께 피가 섞인 변이 나타나고 몸무게가 많이 줄어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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