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매경]10년만의 무더위...열사병.냉방병 막
[매경]10년만의 무더위...열사병.냉방병 막으려면


장마철이 끝나고 찜통 더위가 시작됐다.
94년 이래 가장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 가 잇따르고 있다.

벌써부터 더위를 먹어 힘이 빠져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 래서인지 사무실마다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한 법. 에어컨 바람에 병이 나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때문에 사람들이 더위를 더 많이 탄다고 말한다.

인체가 실 외 열탕과 실내 냉방을 오가면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내외 온도 차이는 섭씨 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게 좋다.

◆ 무더위에 `빌빌`＝94년 7~8월 평균 낮 최고 기온은 섭씨 32.2도. 당시 열사 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100명에 이르렀다.

뜨거운 땡볕에 오래 서 있으면 어지럽고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쓰러지는 사람도 생긴다.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이 다리 쪽으로 몰려 대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옷을 벗거나 꽉 끼는 옷을 느슨하게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폭염이 지속되면 몸에 열이 지나치게 쌓여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는 열사병이 온다.

최악에는 탈수증상으로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 때는 얼음물이나 차가운 물 등으로 환자 피부를 식혀 체온을 떨어뜨리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지난해 프랑스 폭염 때 사망자는 75세 이상이 81%, 여성이 65%를 넘었다.

따라 서 노인과 여성 특히 당뇨병 심장병 비만 알코올중독증환자 등은 각별히 조심 해야 한다.

특히 폭염이 지속될 때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놓아야 체온 저하와 질식사 를 예방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대기 오염물질도 더 생긴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일정 온도 이상에서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농도가 더 높은 오존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꽃 가루와 곰팡이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오존에 노출되면 호흡곤란 기침 두통 등이 나타난다.

알레르기ㆍ천식환자와 노 약자들은 정오를 전후해 햇빛이 강할 때는 외출을 삼간다.

◆ 에어컨 바람에 `골골`＝에어컨 바람을 너무 오래 쐬면 `냉방병`이 온다.

냉 방병은 우리 몸이 시원한 실내와 무더운 외부 온도차이에 적응하지 못해 생겨 난다.

실내외 온도차가 5~8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래 있으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피부 혈관이 급속히 수축돼 피가 우리 몸을 제대로 돌지 못해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습도 저하도 냉방병을 부르는 원인이다.

냉방장치는 공기중 수분을 응결시켜 기온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1시간 동안 계속해서 틀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런 환경에서는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서 저항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린다.

주위 온도가 내려가면 열이 발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돼 손 발 얼굴 등이 붓는다.

또 부족한 열을 보충하기 위해 몸에서 계속 열을 생산하게 돼 피로가 쉽게 오 고 권태감과 졸음 등이 유발된다.

게다가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인후염이 발생해 감기와 같은 증세를 일으 키고 두통이나 소화불량이 오기도 한다.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흔히 겪게 되며 피부 온도가 내려가면서 근육이 경직돼 업무 능률도 떨어진다.

냉방병의 일종인 레지오넬라증은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호텔 백화점 등 대형 건물 냉방장치에 사용하는 냉각수 청결상태 불량이 원인 이다.

저수탱크나 냉각탑에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하다 뿜어져나와 호흡기를 통 해 전염된다.

2~12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고열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 해 폐렴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레지오넬라증은 주기적으로 냉 방장치에 쓰는 물을 갈고 염소 소독을 하면 예방할 수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기온이 섭씨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실내외 기온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 시간을 냉방에서 보내야 한다면 소매가 긴 옷이나 스웨터를 준비해 실 내에서 입는다.

심하게 추위를 느끼면 얇은 담요를 준비해 무릎 위를 보온하는 방법도 좋다.

냉방된 방에서 담배를 피우면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틈틈이 바람을 쐬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차례 청소해야 한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냉방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번식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냉방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1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음주 흡연 과로를 피하고 아침은 거르지 않고 반드시 먹도록 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많이 먹으며 근무시간에는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 수분을 충 분히 섭취한다.

도움말 주신 분 =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교수 / 유병연 건양대병원 교수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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