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 군(軍) 훈련소의 긴장된 분위기와 낯선 환경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가 사망의 원인이 됐다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11부(박국수 부장판사)는 30일 훈련소 입소 이틀만에 뇌지주막하 출혈로 숨진 김모(당시 20세)씨의 아버지가 서울 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거부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인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질병의 주원인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직접 연관은 없더라도 그로 인한 과로 등이 질병을 유발했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는 입대 후 특별한 체력훈련을 받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내무반 생활을 하는 갑작스런 생활환경의 변화와 항상 통제를 받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동맥류가 있던 김씨에게 뇌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씨가 입대 이틀전 친구들과 과음했고 숨진 다음날 부검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6%로 측정됐지만 일반적으로 음주와 뇌지주막하 출혈 사이에는 관련이 적고 과음 당시에는 괜찮던 김씨가 나중에 알코올 농도가 떨어진 뒤에 술 때문에 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0년 1월 15일 친구 5명과 소주3병, 맥주5병, 양주1병 등을 마시고 같은달 17일 논산훈련소에 입대했다가 다음날 신체검사 대기중 구토증세를 보여 의무실로 옮겨졌지만 밤새 헛소리를 하며 몸을 꼬는 증세를 보이다 19일 뇌지주막하 출혈로 숨졌다.
제 목 : "軍훈련소 스트레스로 사망시 국가 유공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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