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혈액이 들어간 혈액제제는 안전할까?' 10년 이상 끌어온 혈우병 혈액제제의 안전성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 질병관리본부 등이 주축이 된 '혈액제제 에이즈감염 조사위원회'는 1일 "90~93 년 혈우병환자 에게서 발생한 에이즈 감염 연구조사 결과 일부 혈우병환자중 국내 혈액응고제제(9인자)에 의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혈액제제를 통한 에이즈 감염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기엔 매우 조심스러운 결론이다.
혈액제제의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과학ㆍ의학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사건 이후 10년이 경과해 당시 혈액응고제제 분석을 통한 바이러스 증명이 불가능한 데다 의무기록 훼손, 처방 상품명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 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다만 국내 혈액제제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는 이유로 △감염자 5명이 감염추정기간에 국내 혈액응고제제 외 다른 외국산 혈액제제나 수혈을 받은 기록이 없으며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1990년에 투여된 국내 혈액응고제 제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번 조사는 90년대 초 혈우병 환자 10여 명이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에이즈감염 혈액을 원료로 사용한 국산 혈액제제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됐 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혈액제제의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이에 당국은 94년 1차 조사에서 "혈액제제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나 감염원이 국산 혈액제제인지 외국산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한편 위원회는 "80년대 후반 혈액제제 제조과정에 불활화공정이 도입된 이후에 는 혈액제제를 통한 에이즈 감염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생산 되는 혈액제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국산 혈액제제 역시 불활화공정이 도입된 이후 생산된 제품 이며 1차 조사당시 제조공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바 있다.
즉 문제의 혈액제제와 현재 생산되고 있는 혈액제제는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원회가 이날 한편으로는 '감염 가능성 의심'을 얘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 현재의 혈액제제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은 일종의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 목 : [매경]혈우병 환자 혈액응고제 통한 감염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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