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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자살,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나 |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정한 '국제 자살예방의 날'이다.
우리 나라의 자살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자살률이 급증하면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은 회원국 가운데 헝가리 핀란드 일본에 이어 네번째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의 부정적 측면이 심화되면서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된 게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자살을 막기 위한 전사회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종교계를 중심으로 생명존중 의식을 고취시키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언론계에서는 자살에 대한 보도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자살보도 윤리강령.준칙을 마련하기도 했다.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시중에 나와 있는 자살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책들을 간추려보았다. 책들은 자살의 원인과 자살충동에서 벗어나는 법, 자살에 대한 다양한 입장 등을 소개하고 있다.
'되는 일이 없어요?'는 자살치유 상담가 김학수(한국기독교선교협회 외국인선교회 대표) 목사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보자는 심정으로 내놓은 자살치유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책에는 자살에 이르게 하는 우울증과 절망감 등을 치유할 수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1986년부터 17년간 육군 군종참모로 있으면서 260여명의 심각한 우울증 환자와 자살시도자를 죽음의 유혹으로부터 건져냈다.
김 목사의 치유법은 의사의 수술과정을 연상시킬 만큼 과학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숨겨진 상처의 발견-타인에 대한 이해-사이코드라마 등을 통한 자기세계표출-상처보듬기 등 크게 네 단계로 이뤄진다.
김 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라며 "몸의 상처와 달리 마음의 상처는 꼭꼭 숨겨 있어 찾기가 힘들지만 이것이 치유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뮌헨의 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브로니쉬가 쓴 '자살'은 자살의 정의는 물론, 자살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서부터 철학적 관점, 사회학적 관점, 심리학적 관점 등 자살에 관한 다양한 입장과 담론을 소개하고 있는 본격적인 자살학 입문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의학적 측면에서 자살을 다루면서 중독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공황발작, 인격장애 환자가 자살위험이 높다고 말한다. 이혼과 사별, 실업 등도 위험요소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자살기도를 방지하기 위해 국민에 대한 적극적인 계몽활동, 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는 자살예방센터 운영, 약물 및 심리학 방법을 동원한 정신장애 치료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사람은 왜 죽고 싶어하는가'는 일본의 자살예방센터와 육상자위대 위생학교 심리분석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모조노 소우타가 오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갖가지 자살충동 사례를 소개하며 죽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와 그런 충동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오진탁 한림대 철학과 교수가 쓴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은 자살을 직접 다루지는 않지만 자살을 죽음이라는 큰 틀에서 조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자살은 물론 안락사와 낙태 등 죽음의 다양한 측면과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에 대비해 편안한 죽음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죽음 준비의 필요성을 정리하고 있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오 교수는 삶과 죽음이 결코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며, 죽음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sh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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