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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 심장질환 인식도 `낙제점'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 돌연사 등을 일으키는 주범인 심장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수준이 여전히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한순환기학회(이사장 박의현)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 대다수는 심장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콜레스테롤과 혈당 등의 건강수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심장질환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통증이 발생한 뒤 에도 전문 의료기관을 찾기보다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집에서 참고 지내는 등 초기대응에 실패한 것으로 지적됐다.
학회는 이 같은 국민 의식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음달 3일부터 9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심장수호 프로젝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학회가 조사한 국내 심장질환 실태와 국민 인식도, `심장수호 7계명' 등을 살펴본다.
◆ 성인 3명 중 1명은 돌연사 걱정
학회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남녀 1천5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장건강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성인 3명 중 1명 꼴(32.5%)로 돌연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해봤다고 답했다.
돌연사 걱정을 한 응답자를 나이대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30~40대가 34.8%로 가장 많았으며 여자는 50~60대가 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돌연사 걱정에도 심장질환과 관련이 큰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등의 자기 수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응답자는 매우 적었다.
콜레스테롤은 5.4%, 혈당은 8.7%, 맥박은 19.7%만이 자기의 수치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돌연사의 주원인인 급성심근경색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80%)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절반 가량은 구체적인 증상을 모르고 있었다.
심근경색의 원인으로는 젊은층이 스트레스를 첫째 원인으로 꼽았으나 노년층은 심혈관질환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시도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8.5%가 실제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대한순환기학회 윤정한 홍보위원은 "자신의 건강 수치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급성심근경색 등에 대한 대처법을 제대로 알려나간다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심장질환자 31%는 민간요법 처치 후 병원 찾아
학회가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 중인 환자 350명(불안정 협심증 217명, 급성심근경색 1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흉통'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에야 발병사실을 알았다는 환자가 77%로 나타났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흉통 및 심장발작 증상을 말하는데 심근경색, 협심증 등이 대표질환이며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의 80%를 차지한다.
조사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연령은 62세였으며 성별로는 남성 261명, 여성 89명이었다.
흉통을 느낀 뒤 전체 환자의 31%는 급체 등 소화기계 이상으로 오인한 나머지 손가락을 따거나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는 등 민간요법을 시도했으며 한 시간 이상 그냥 참았다는 응답도 21%나 됐다.
반면 흉통이 느껴진 후 바로 병원을 찾았다는 환자는 39%, 119에 연락한 경우는 7%에 불과했다.
흉통이 있은 뒤 의료기관에 도착하기 까지 소요된 시간은 1시간 이내가 40%, 1~6시간 이내가 37%, 24시간 이상이 12%였다.
환자가 이용한 교통수단은 개인 승용차(53%), 택시 등 대중교통(21%), 119 등 구급차(2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흉통은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목 아래 배꼽 위 부분 사이에서 5분 이상 지속되는 참기 어려운 통증이 있을 때는 우선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의료진은 권고하고 있다.
학회 김기식 총무이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등 돌연사의 위험이 큰 심장통증은 증상이 있은 뒤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환자들 상당수가 자신의 심장 건강 상태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채 촌각을 다투는 심장 경고 신호에도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방치함으로써 돌연사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 급성심근경색, 30~40대 환자 늘고 여성 사망률 높아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산하 6개 병원에서 90년부터 2000년 사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1천758명을 대상으로 사망률을 비교 조사한 결과 90년대 초 11.7%에서 10.2%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성별 사망률은 여성(11.7%)이 남성(8.1%)보다 다소 높았다.
학회 윤호중 홍보위원은 "여성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발병 연령층이 높고 당뇨나 고혈압 등 다른 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많은 데다 흉통을 참고 지내다가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북지역 4개 종합병원(계명대 동산의료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 471명을 대상으로 흉통이 발생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아침 8시와 저녁 8시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흉통은 대개 아침 8시 이후를 넘어서면서 점차 감소하다가 저녁 8시경에는 다시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환자별 흉통 유발시간을 0시부터 6시간 간격으로 나눴을 때는 6~12시 사이의 발병 빈도가 38%로 다른 시간대에 비해 1.8배 가량 높았다.
◆ 급성심근경색의 증상
▷ 가슴 가운데가 뻐근하게 아프고 누르는 듯한 증상, 조여 오는 느낌 등 가슴의 불편감이 발생해 수 분 이상 지속된다.
▷ 가슴에서 느껴지는 증상이 팔, 등, 목, 턱, 또는 배의 위쪽 부분으로 퍼진다.
▷ 숨이 차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 땀, 구역질, 어지러움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 심장수호 7계명
1. 다양한 채소와 과일, 잡곡류를 많이 먹자
2.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2~3잔 이내로 마시자
3. 짜고 기름진 음식을 삼가자.
4.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즐기자.
5. 평소에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체크하고 관리하자.
6. 전조증상이 의심되면 재빨리 병원을 찾자
7.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자
bio@yonhapnews.net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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