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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국민][‘전립선비대증’ 방치금물] “감기약 |
[국민][‘전립선비대증’ 방치금물] “감기약 먹었더니 소변이 안나와”
약이라곤 감기약 밖에 먹은 것이 없는데 갑자기 소변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최근 국내 각급 병·의원 비뇨기과에 ‘황당한’ 배뇨장애 환자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정밀검사 결과 이들 환자들의 상당수가 알고보니 감기약 때문에 갑자기 요로가 폐쇄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K씨(58)는 그중 한 예. 최근 무슨 일인지 도무지 영문을 모른 채 소변을 볼 수가 없게 돼 응급실로 달려온 것.
처음에는 이러다 시간이 지나면 소변이 나오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12시간이 지나도록 소변이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다고 그는 호소했다. 한달 전부터 소변이 자주 마렵고,소변줄기도 가늘어지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소변을 보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이다.
K씨가 응급실서 의사로부터 들은 병명은 전립선비대증. 그러면서 갑자기 소변을 볼 수 없게 된 원인이 엉뚱하게도 감기약으로 추정된다는 진단이었다.
서울 독립문 세란병원 비뇨기과 김경종 과장은 “요즘과 같은 환절기만 되면 감기약을 복용한 뒤 이런 요로폐쇄 증상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성인남성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며 “대부분 자신에게 전립선질환이 있다는 것을 모른채 감기약을 함부로 복용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우리나라 50대 남성의 50∼60%,60대 남성의 60%,70대 남성의 70%가 앓고 있다는 질환. 속칭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본인이 증세를 느끼기 시작할 때쯤이면 병은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초기에 증세를 느끼더라도 병원을 잘 찾지 않는 탓도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초기에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K씨와 같이 때아닌 요로폐쇄증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약의 뜻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요로폐쇄증을 합병,응급실을 찾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에는 대개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바로 이 교감 신경 흥분제가 전립선 비대증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뿐만 아니라 코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에도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요로폐쇄증상은 전립선 비대증으로 가뜩이나 비좁아진 요도가 이로 인한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으로 더욱 위축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같이 요도가 수축돼 소변을 볼 수 없게 됐을 때는 무리하게 소변을 보려고 시도하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증상을 겪기 전에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해 합병증을 일으킬 만한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게 되면 소변 보기가 힘들다거나 잔뇨감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든지,소변을 보는 도중에 오줌줄기가 끊기거나 가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지며,제때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요로폐쇄증 합병 위험 외에 방광기능을 약화시키기도 하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비정상적으로 커진 전립선을 제거하는 수술요법. 전기칼을 이용하여 전립선을 깎아내거나 태우는 방법,레이저를 이용하여 전립선을 태우는 방법 등이 있다. 모두 내시경을 이용하여 이뤄지는 수술이므로 복부에 흉터가 남지 않아 간편하다.
일반 가정요법으로는 따뜻한 물에 하반신 전체를 담그고 다리를 약간 올려놓는 자세로 반신욕을 하는 것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서울 한사랑비뇨기과 문무성 원장은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게 되면 야간에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므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이나 과일도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과도한 음주와 성생활을 삼가고,과로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전문위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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