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스윙 척추·갈비뼈 ‘비명’
주말 골퍼인 대기업 임원 김모씨(50)는 언제부터인가 목이 뻣뻣하고 어깨근육이 뭉쳐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스윙을 할 때도 어깨 부위가 기분 나쁠 정도로 아프다. 김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골프를 하는데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을 때보다 몸이 더 뻐근하고 통증을 느끼는 이유가 궁금했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스포츠의학실 박원화 교수는 “주중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주말에만 필드에서 몸을 급작스럽게 움직이면 뼈와 근육, 인대 등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말 골퍼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너도 나도 연습장이나 골프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골프는 위험도가 높지 않은 운동이지만 의외로 다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운동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주로 발생하는 골프질환=골프는 언뜻 부상과 거리가 먼 스포츠라 생각하기 쉽다. 산책하듯 4∼5시간을 걸어다니며 정지된 공을 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단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 방향으로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골프는 몸의 균형을 깨기 쉬워 부상 가능성이 높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골프부상은 요통이다. 미국 시니어 PGA투어 통계를 보면 프로선수들도 30% 정도가 투어 중 한번 이상 요통으로 대회를 포기했다는 기록이 있다.
골프는 척추가 꼬였다 풀어지는 힘을 이용해 공을 치기 때문에 척추 근육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골프스윙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취하는 자세가 아니다. 골프로 허리가 아픈 경우는 대부분 허리근육 통증인‘염좌(sprain)’가 일반적이다.
또 갈비뼈 부위에 피로골절을 경험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평소 숨 쉴 때 외에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갈비뼈 사이의 늑강근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다. 계속되는 스윙으로 늑강근과 갈비뼈에 무리가 가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골프 연습장에서도 매트가 닳은 곳은 심한 충격이 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과도한 손목의 움직임이나 찍어 치는 습관도 부상을 유발하기 쉽다.
스윙 도중 목과 허리, 무릎 발목 등을 삐는 염좌도 쉬거나 간단한 약물 및 물리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2주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예방하나=철저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만이 골프부상을 줄일 수 있는 예방법이다.
먼저 허리를 좌우상하로 충분히 풀어주고 무릎을 가슴까지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 대퇴부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 골프를 시작하기 전 가벼운 연습 스윙을 해주는 것도 부상 예방 방법이다. 첫 홀에 나가기 전 짧은 아이언부터 점점 긴 골프채의 순서로 스윙동작을 몇 번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운딩할 때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골프공을 티에 꽂을 때나 홀에서 볼을 꺼낼 때 허리만 굽히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무릎을 굽혀서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또 스윙의 마무리 동작(follow-throw)을 할 때, 허리를 회전시켜 끝까지 돌리는 동작은 아마추어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선수들에게는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아마추어에게는 다소 무리한 동작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아마추어에게 위험하다.
골프를 친 후에는 온욕을 하는 것이 좋다. 온욕은 운동에 쓰였던 신체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효과가 크다.
만약 골프로 신체 부위에 통증이 올 경우, 우선 1주일 동안 안정을 취하면서 찜질로 증상완화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붓거나 열이 날 때는 찬물이나 얼음 찜질하는 것이 좋고 그 외에는 뜨거운 찜질이 좋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력운동은 1주일에 3일이 적당하고 나머지 3일은 가벼운 조깅, 등산, 수영장에서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상해시 전문의 찾아야=골프를 치다 어깨 부위가 기분 나쁠 정도로 통증을 느껴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두면 더 이상 골프를 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어깨 관절에 미세한 상해가 발생해 오는 통증이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과 어깨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노년층은 어깨 관절과 주변의 건의 마찰이 생겨 이같은 상해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퇴행성 관절은 골프 스윙동작에서 팔이 서로 뒤틀리는 상태가 자주 반복되는 과정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어깨 통증은 상해를 입은 부위에 염증이 생겨 발생할 수도 있다. 염증을 없애 주는 동시에, 스트레칭 체조를 통해 어깨 가동범위를 늘려주고 어깨 근육을 강화시켜야 완치할 수 있다.
염증에 의한 통증은 휴식을 취하고 상처 부위에 얼음찜질을 해주면 상당 부분 해소된다. 여기에 소염제를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회복 속도를 배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재발을 막을려면 일시적으로 증상만을 제거하는 미봉책에 그치지 말고 상해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거나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박 교수는 “골프 때문에 평소에도 몸에 통증을 느낀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과 대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근육통 정도로 생각해 방치하면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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