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정보통신(IT) 기업에 다니는 39살의 김 모씨.
몇 년 전부터 머리를 감을 때 머리카락이 한 웅큼씩 빠졌다.
최근에는 베갯머 리나 이부자리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다.
"이러다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
가을에 나무는 잎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은 머리카락을 잃는다.
가을에는 기온과 습도가 점차 낮아지면서 머리카락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빠진다.
또 가을에는 인체 내 남성호르몬이 다른 계절보다 많이 분비돼 탈모증 이 없던 사람들도 머리카락이 더 빠지게 된다.
이상준ㆍ이영란 아름다운나라 모발이식센터 원장의 도움말로 탈모에 대해 알아본다.
◆ 고지방식 탈모 촉진＝하루에 50~100개 정도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 다.
그러나 10개 정도 모발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겼을 때 3가닥 이상이 쉽게 뽑혀 나오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남성형 탈모, 다시 말해 대머리는 유전이다.
그러나 유전적 소인이 있더라도 남성 호르몬이 없으면 탈모가 오지 않는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이 DHT로 변환되고 이 DHT가 모낭을 작게 만들기 때문에 탈모가 온다.
스트레스는 유전적 탈모를 가속화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스트레 스 호르몬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탈모를 악화시킨다.
젊은 사람에게 오 는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잦은 파마와 염색, 젤과 헤어드라이어 사용 등도 머리카락을 빠지게 한다.
파 마는 머리카락 구조를 파괴한 후 화학약품으로 고정하는 것이고, 염색은 염료 의 주성분인 과산화수소가 모발의 단백질을 파괴해 모근에 나쁜 자극을 준다.
드라이 역시 열에 약한 모발을 계속 자극한다.
동물성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남성 호르몬 생성을 촉진해 탈모를 악화시 키므로 고지방식인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은 자제한다.
한편 남성형 탈모는 머리 표면에서 피지 분비가 많아서 기름기가 많고 비듬이 많이 나오면서 때때로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피부염을 동반한다.
이 같은 피부 염은 탈모를 촉진하므로 치료하는 게 좋다.
여성형 탈모는 앞이마 선은 유지되면서 머리 가운데 부분의 숱이 줄고 가늘어 지는 증상을 보인다.
여성은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피임약 남용, 지 나친 다이어트에 따른 영양 부족, 빈혈에 의한 탈모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 세다.
◆ 모발관리 요령＝일반인은 이틀에 한 번, 두피가 지성이면 하루에 한 번 머 리를 감고 린스 후에는 곧바로 깨끗이 헹군다.
자신의 모발에 맞는 샴푸를 선택한다.
지성두피에는 세정력이 높고 컨디셔너 성분이 적은 샴푸가, 건성두피와 손상된 모발에는 세정력이 낮고 컨디셔너 성 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품이 좋다.
머리를 말릴 때는 비비지 말고 두드리듯 자연건조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모발에 필요한 수분까지 증발돼 모발이 손상된다.
머리카락이 젖은 상태에서 잠을 자면 머리카락이 서로 뒤엉켜 상하기 쉽다.
빗질은 힘주지 말고 부드럽게 두피에서 모발 끝 방향으로 빚는다.
플라스틱 빗 은 건조한 모발에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속제 제품이나 브러시를 사 용하는 게 좋다.
스프레이 등 헤어 제품은 너무 자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평소 두피 마사지를 습관화한다.
손가락 끝 지문을 이용해 중지로 두피를 약간 가볍게 누르는 듯한 기분으로 마사지한다.
아침, 저녁 하루에 2회씩 한다.
이 때 손톱은 쓰지 않는다.
긁히거나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약물 치료＝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약은 먹는 약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 두 가지뿐이다.
탈모 예방ㆍ치료 효과는 미녹시딜이 50~60%, 프로페시아는 90% 이상 효과를 낸 다고 보고돼 있다.
프로페시아는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하는 것을 억제한다.
남성에게만 사용된 다.
남녀 모두에게 사용 가능한 미녹시딜은 사용 3~4개월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 며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더 빠지는 경우가 있다.
탈모 증세가 나타났을 때 초기에 진단을 받아 약을 먹거나 바르면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탈모가 진행됐다면 약으로는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는 자가모발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자신의 뒷머리 부분의 모발을 두피째로 잘라낸 후 모발을 한 올 한 올 분리한 다음 앞머리에 옮겨심게 된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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