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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한겨레]패스트푸드 체험 2주, 간이 망가져 |
체지방 급증·간 이상신호
■ 한국판 ‘슈퍼사이즈 미’실험 보름째
윤광용씨 패스트푸드 식사
“유해성 생각보다 충격적”
“정말 생각보다 심하네요!”
‘패스트푸드만 먹고 한달나기’ 실험에 참여한 ‘환경정의 시민연대’(환경정의)의 상임활동가 윤광용(31)씨는 불룩해진 배를 움켜쥐고 거친 한숨을 토해냈다. 그는 패스트푸드 생체실험으로 화제가 된 미국 영화 <슈퍼 사이즈 미>의 한국 버전을 찍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하루 세끼를 패스트푸드로 때우고 있다. 윤 활동가는 “매일 ‘한우불고기 버거’, ‘와퍼 세트’, ‘빅맥 세트’ 따위에 시달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 이제 짜증밖에 안난다”고 말했다.
그가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은 평균 3100kcal 정도. 하루 1만보를 걷는 그의 운동량 탓에 실험 11일 째인 지난달 26일 현재 그의 몸무게는 1.1㎏(78.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체지방이 실험전 12.8㎏에서 3.4㎏나 늘어나 있었다. 근육이 녹아 지방이 된 셈이다. 평소 건강하던 간도 이상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간 건강 정도를 나타내는 효소수치(GPT)는 실험 전 23U/L에 불과했지만, 실험 5일째 43으로 늘어나더니, 11일에는 정상치를 넘어선 50까지 높아졌다. 그는 또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의 조짐이 보인다는 진단도 받았다.
이지영 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 부장은 “패스트푸드가 사람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는데도, 음식에 들어가는 화학첨가물의 성분과 재료 원산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패스트푸드 회사는 당장이라도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어린이 시청시간에 무분별하게 방송되는 패스트푸드 광고다. 환경정의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어린이 시간대 패스트푸드 광고를 분석한 결과, 맥도날드 등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어린이 시간대에 막대한 광고 물량을 쏟아부어 어린이들을 매장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견줘 영국·프랑스·스웨덴·호주 등 외국에서는 무분별한 패스트푸드 광고를 규제하는 다양한 통제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임 활동가는 “어린이들은 광고에 나오는 사실을 그대로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실험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모아 어린이 주 시청 시간에 광고를 규제하는 입법청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 활동가의 고통스런 체험기는 관련 인터넷 까페(cafe.daum.net/antifastfood)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윤씨의 건강을 위해 실험을 그만두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으면, 그 전에 체험이 끝날 수도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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