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너무도 안타까운 환자를 만났습니다. 4년 전까지 외국계 보험사에 근무했던 김모(40)씨입니다.
갑자기 가슴에 쥐어짜는 통증이 와 숨을 쉴 수 없었고 온몸의 기운이 빠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응급실에 실려왔던 환자였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었을지 몰랐습니다.
김씨는 하루 14시간 영업전선을 뛰어다녔답니다. 정해진 식사시간도 없이 햄버거와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고 잦은 회식과 술ㆍ담배에 찌들어 생활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목숨을 위협하는 불청객이 찾아왔습니다. 심근경색.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심장혈관이 막혀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 오는 신세가 된 것 입니다. 급히 심혈관도자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 위기는 넘겼지만 다른 혈관까지 좁아져 동맥경화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의사의 권유로 직장을 그만 두고 튀긴 음식과 고기를 피하면서 콩ㆍ생선ㆍ신선한 과일ㆍ저지방 우유를 섭취하면서 하루30분 이상 꾸준하게 운동을 했습니다. 지금 그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막혔던 혈관도 점차 회복되고 있습니다.
전문의사들은 "잘못된 습관으로 오는 성인병(생활습관병:암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등)은 20대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그러나 김 씨처럼 과일ㆍ야채ㆍ곡물 등을 섭취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면 재발과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 합니다.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 암ㆍ심장병ㆍ뇌졸중은 환경-유전적 요인도 영향을 주지만 평소 생활습관이 절대적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시각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음식을 먹는 습관, 기호품, 휴식 및 운동법 등 부적절한 습관으로 발생하거나 악화됩니다. 이러한 질환은 나이가 먹으면 누구나 오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들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방암은 식물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 술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33~50%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사춘기부터 시작해 평생 지속하면 가장 효과적입니다.
대장암이나 직장암도 다량의 채소와 육류제한,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로 66~75%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이지만 충분한 채소ㆍ과일섭취로 20~33%는 낮출 수 있습니다. 위암역시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감염이 큰 역할을 하지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소금저린 음식을 피하면 66~75%는예방할 수 있습니다.
심장병과 뇌졸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흡연ㆍ고혈압ㆍ고콜레스테롤혈증ㆍ당뇨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고혈압의 경우 소금은 하루 6㎎이하로 섭취하고 과일과 야채를 매일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유는 저지방으로, 칼륨(과일과 야채에 풍부)은 하루 3.5㎎이상으로 늘리면 좋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의 섭취가 많을 때 상승합니다. 포화지방이란 육류에 있는 기름. 우유나 일부 견과류에 있고 트랜스 지방은 튀긴 음식, 과자류, 패스트푸드에 많습니다. 따라서 이들 음식은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호모시스테인도 올바른 식습관으로 수치를 꺾을 수 있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협심증과 뇌졸중 발생이 혈중 호모시스테인을 감소시킴으로써 줄일 수 있다고 확인되고 있습니다. 호모시스테인의 혈중 레벨을 떨어뜨리는 물질은 비타민 B6, B12와 비타민B 종류의 하나인 엽산입니다. 일본 최장수마을 오키나와 노인들의 경우 고혈중 콜레스테롤과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80%나 낮출 수 있었습니다.
고혈압ㆍ당뇨ㆍ심장병ㆍ암 예방수칙은 거의 유사합니다. 바로 야채와 과일,곡물, 콩류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최근 동맥경화와 암의 발생기전 일부가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에 의한 혈관손상과 세포 DNA 변이에 대한 학설과 여러 증거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야채ㆍ과일ㆍ곡류에는 항산화제인 후라보노이드, 폴리페놀, 파이토에스트로겐, 비타민C, 카로테노이드,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동맥경화와 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 입니다. 야채 과일 곡류 섭취가 많은 주민들의 경우 심장병과 암 발생이 낮다는 것이 많은 역학연구에서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의사들은 "암과 심혈관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좋은 식습관을 가지면 심혈관질환을 40% 줄일 수 있고 적절한 운동과 금연이 함께 이루어지면 80%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암은 야채와 과일을 매일 5번 이상 먹는 것으로 20%를 예방할 수 있고, 이 상태에서 금연을 하면 5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병이란 고혈압ㆍ당뇨병ㆍ비만ㆍ고콜레스테롤ㆍ동맥경화증ㆍ심장병ㆍ뇌졸중ㆍ알코올성 간질환 그리고 폐암과 호르몬성 암(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 질환은 연령과 비례해 걸릴 가능성이 높고 개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은 물론 악화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풍요한 사회에서 시작된 이 질병은 문명병으로 특히 선진국에서 확산되는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97년 후생성이 발표한 생활습관질환의 국민의료비 점유율이 32.4%(75조원)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생활습관병에 대한 의료비 지출이 40%이상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방은 하루 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평생 적합한 음식과 좋은 생활습관이 길들여져야 합니다. 가공식품, 염장식품, 탄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 다양한 과일과 야채를 하루 5번 이상 먹고 곡물섭취를 늘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우유는 저지방을, 콩과 생선 섭취량을 늘리고 기름기 적은 고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적당히 견과류를 섭취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튀긴 음식은 반드시 줄이거나 끊어야 합니다.
과음ㆍ흡연은 건강을 해치는 최대의 적입니다. 그러나 하루 1~2잔의 와인은 관동맥질환을 30~40% 감소시킵니다. 금연을 하고 하루 30분 이상 걸으면서 적절한 휴식과 여가생활을 즐기면 금상첨화. 음식은 충분히 씹고 아침 기상 후 화장실에 가는 습관도 건강에 좋습니다.
이찬휘 기자 chanhwi200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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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SBS]건강 하려면 생활습관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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