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3大 노인성 안질환의 증상과 예방] 老부모 눈건강은 정기검진부터…
회사원 이모씨(31·여)는 요사이 어머니가 부쩍 늙으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평소에도 시력이 좋아 그 흔한 안경 한번 착용한 적이 없었는데,지금은 신문을 읽을 때 멀리 떨어뜨려야 볼 수 있다고 하시기 때문. 얼마 전에는 가족들이 함께 TV를 보던 중 어머니가 눈을 찡그리며 자꾸 TV 앞으로 다가 앉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이 있지만,사실 노인들에게 눈 건강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특히 백내장,녹내장,황반변성 등과 같은 노인성 안질환은 발병 초기 뚜렷한 자각증세가 없기 때문에 정기검진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의 날(11일)을 맞아 노인들에게 흔한 백내장과 녹내장,황반변성증 등의 안질환으로 귀중한 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선 평소 어떻게 눈을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두자.
◇백내장=노인성 안질환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실제로 한국실명예방재단이 2003년 전국 53개 지역 65세 이상 노인 7750명을 대상으로 눈 검진사업을 실시한 결과,백내장 유병률이 42.8%(4383명)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은 쉽게 말해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흐려져 빛을 투과시키지 못하게 되면서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 더욱이 뚜렷한 예방책도 없다.
따라서 백내장은 가능한 한 발병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아야 떨어진 시력을 거의 회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로 나뉜다. 하지만 약물요법은 이미 진행된 백내장을 원래 상태로 회복시지 못하고,단지 진행을 더디게 하는 일종의 보조요법이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백내장을 확실히 극복하기 위해선 수술을 받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안과 이진학 교수는 “최근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기법의 발전과 인공수정체의 성능개선에 힘입어 심한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사람도 수술후 0.5이상의 교정시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녹내장=정상치(10∼20㎜Hg)보다 상승한 안압(안구의 압력)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 실명하게 되는 질환.
문제는 평소 정상 안압을 보이던 사람에게도 때때로 녹내장이 나타난다는 사실. 따라서 안과 전문의들은 40세 이상이라면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안압검사와 시신경검사를 동시에 받아 이상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서울 압구정동 홍철 안과 원장은 “특히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당뇨병,근시 등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자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환자들의 눈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약물요법과 레이저요법,수술요법 등의 순서로 시술하는 게 원칙. 최근에는 단기간에 치료효과를 높일 목적으로 이들 치료법을 두가지 이상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노인성 황반부 변성=‘황반’은 시신경이 밀집되어 있는 망막 중심부를 가리킨다. 그리고 이 황반이 산화현상으로 변질되는 것이 바로 황반부 변성이다.
노인성 황반부 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황반부에 찌꺼기가 쌓여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면서 황반부가 파괴되는 것으로,심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이에 따라 황반변성은 녹내장,당뇨병성망막증과 함께 실명의 3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
실제로 서구에서는 이미 황반변성이 성인 실명 원인 1위에 올라 있으며,우리나라에도 최근 황반변성으로 실명위기에 놓이는 환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변성 초기에 특별한 이상을 거의 느낄 수 없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따라서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적어도 1년에 한차례 정도 안과를 방문,검진을 받는 게 좋다.
황반변성은 크게 습성과 건성으로 나뉘는데,망막의 빛수용체 및 세포들이 죽는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다. 다만 시력저하가 아주 서서히 진행되므로 실명될 위험성이 습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란 게 홍 원장의 설명.
한편 황반 아래쪽에 새 혈관이 생기는 습성황반변성은 실명의 위험이 높긴 하지만 이 역시 조기에 발견하면 레이저요법이나 항산화제 처방 등의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실명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게 바람직하다.
◇주요 노인성 안질환의 자각증상
<백내장>
①시야가 안개가 낀 것 같이 뿌옇게 보인다.
②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보이지 않는다(주맹현상). 햇빛이 화창한 야외에서,또는 일출?일몰시 해를 등지고 있는 사물을 볼 때 야간운전시 반대편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비출 때, 그리고 밝은 조명 아래서 책이나 서류 등을 볼 때 더 심하다.
③눈부심 현상으로 인해 눈을 자주 찡그리게 된다.
④갑자기 일시적으로 시력이 회복되어 사물이 잘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안보인다.
⑤한쪽 눈으로만 봐도 사물이 간혹 둘로 보인다(복시현상).
<녹내장>
①시야가 흐리고,시력이 저하된 것 같은 느낌이 있다.
②머리가 무겁거나 아프고, 어깨가 결린다.
③기분이 안 좋고,메스꺼움 및 구토증세가 있다.
④불빛을 보면 그 주위에 무지개 비슷한 것이 보인다.
⑤눈이 무겁고 피곤을 느끼기 쉽다.
⑥눈이 아프고 이물질이 들어간 듯한 느낌이 있다.
<황반변성>
①글 자체가 흔들려 보인다.
②직선이 굽어보인다.
③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생긴다.
④시야가 흐릿하고 검거나 빈 부분이 있다.
⑤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거나 색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기수 전문위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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