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등뼈 붙는 '강직성 척추염' 발생률 한국어린이, 백인보다 높다
서울대병원 송영욱교수팀 조사
등이 뻣뻣해지고 염증이 악화되면서 등뼈가 서로 붙는 관절염의 일종인 강직성 척추염이 국내의 경우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류마티스 내과 송영욱 교수팀은 우리나라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16세 이전에 발병하는 어린이 환자는 41.3%로, 백인에 비해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송 교수의 연구내용은 류마티스잡지(Journal of Rheumatology, Canada) 최근호에 실렸다.
송 교수팀은 1997년 3월~1998년 8월 서울대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 9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98명 중 어린이 환자는 41명(41.3%ㆍ성인은 57명)으로 백인들에게 나타나는 어린이환자 비율(8.6~21%)에 비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이 환자의 평균 발병연령은 14세ㆍ성인은 22세였다. 임상적 특징으로는 어린이는 성인환자에 비해 척추이상(어린이 41.5%, 성인 80.7%)이 적은 반면, 무릎 등 말초관절 이상(어린이 73.2%, 성인 36.8%)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이상 여부는 경추ㆍ흉추ㆍ요추 등의 통증여부를, 말초관절은 사지관절의 통증여부를 조사했다.
송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비록 난치성 질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1%를 차지한다. 특히 16~35세 사이 남성(남녀 5대1)에게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유전인자와 관계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증상은 등이 뻣뻣해지고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염증이 진행되면 척추 즉 등뼈가 서로 붙어 굳는다.
다른 관절염과는 달리 염증이 관절 바깥부터 시작해 나중에 가서야 관절 자체로 침범한다. 초기에는 허리나 엉덩이 부분의 통증과 경직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 염증이 계속되면 관절 뼈가 자라면서 서로 붙는다. 만일 목이나 엉덩이 뼈가 굽은 자세에서 붙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어깨나 무릎ㆍ발목 등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종 갈비뼈와 등뼈, 가슴뼈 사이 인대를 침범하면 이들 관절이 굳어져 가슴으로 숨쉬기가 불편해진다.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매일 운동을 하면 곧은 자세와 활동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심호흡은 흉곽을 유연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다. 수영 등 물에서 할 수 있는 운동도 도움을 준다. 운동을 하는데 몸이 너무 뻣뻣하고 고통스러우면 더운 물로 목욕하거나 샤워를 하면 좋다. 하루 중 가장 덜 아프거나 덜 피로한 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늘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관절이 잘못된 위치에서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불편이 없다. 관절 변형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 등으로 교정하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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