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는 환자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초콜릿, 탄산 음료, 신 맛이 나는 음식 등은 피해야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과민성 방광
겨울철이 되면 소변 보는 횟수가 잦아진다. 이는 땀으로 배출하는 수분이 적어지면서 소변으로 배출해야 하는 수분 양이 늘어나는 것으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갑자기 소변보고 싶은 감각이 들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급해 화장실을 가기도 전에 옷에 소변을 지리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과민성 방광’을 가진 사람들로, 일부는 밤에 잠을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번 깰 정도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과민성 방광이 있는 경우 수면은 물론 평소 업무도 해치는 경우가 많아 소변을 자기도 모르게 지리는 요실금보다 더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평소 카페인이 든 음식이나 탄산음료 등을 피해야 하며, 소변이 나오려 할 때 참는 훈련, 골반근육강화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변을 배출하는 관련 질환들이 대부분 나이가 듦에 따라 늘어나는 것처럼 과민성 방광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과민성 방광은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다. 김영호 부천순천향병원 비뇨기과 교수가 2002년에 우리나라 20~40대 여성 33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7%가 과민성 방광 증상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도 “미국, 유럽 등의 통계 자료를 보면 40대 이상에서는 16% 정도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60살이 넘으면 25~30%가 해당된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이 질환은 많아 남성보다 4배 정도 많다.
카페인·탄산음료 피하고
골반근육운동 생활화를
과민성 방광의 증상은 특별히 물 종류를 많이 마시지 않아도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참을 수 없는 것이다. 대부분 화장실에 가기 전에 소변이 흘러나와 옷을 적시기 일쑤며, 밤에 자다가 두세 번 깨기도 한다. 일을 하다가도 이런 증상은 나타날 수 있어 업무에 방해받기도 한다. 일부 노인들의 경우에는 소변 냄새가 나는 문제점 때문에 대인 관계에도 지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도 3배나 높아진다.
과민성 방광은 대부분의 경우 방광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하고 있다. 흔히 요실금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반적인 요실금의 경우 소변이 마렵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기 때문에 구별이 된다.
과민성 방광 증상이 있을 때 주의할 점은 종종 다른 질병의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김영호 교수는 “방광 근육을 조절하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나 당뇨, 뇌졸중, 파킨슨병, 척수신경 손상 등과 같이 자율신경계 전반에 문제가 생겨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신체검사 및 혈액 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 가능성을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민성 방광 질환의 조절 및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음식 조절과 행동요법이 필요하다. 먹는 것에서는 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녹차 등의 각종 차류, 초콜릿 등을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소변 양을 늘릴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방광 근육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이다.
카페인과 더불어 찬 탄산음료와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주스, 인공 감미료 등도 피해야 한다. 소변이 나오려 할 때 골반 근육을 조여 참는 훈련과 평소 골반근육 강화 운동과 같은 행동 요법도 증상 조절에 꼭 필요하다.
이규성 교수는 “과민성 방광 증상을 조절하는 약을 쓴다 해도 효과를 보는 사람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며 “반드시 행동요법과 음식 조절 등을 함께 해야 70% 정도에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생활요법은 3~6달 정도 꾸준히 해야 증상 조절 효과를 볼 수 있다. 약과 행동요법을 해도 교정되지 않으면 수술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과민성 방광의 증상
●보통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깬다.
●소변을 참을 수 없고 때로는 옷을 적신다.
●외출했을 때 물 종류를 삼가게 된다.
●낯선 곳에 가면 먼저 화장실을 확인한다.
●화장실이 없는 곳에는 가지 않으려 한다.
●자주 갑작스럽게 소변이 보고 싶다.
●자주 화장실을 다녀 일에 방해를 받는다.
●옷이 젖는 것에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위 증상 가운데 하나라도 있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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