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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술의 유통기한 |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 아무래도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이다.
애주가는 물론이고 술을 평소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런저런 술자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술을 마실 때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다른 음료수와는 달리 유통기한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술에는 유통기한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는듯 한데, 실제로 일부 약주를 제외한 위스키나 소주, 맥주, 와인 등 대부분의 술에는 유통기한 표시가 없다.
따라서 유통기한에 관한 한 술은 아무리 오래된 것을 마셔도 탈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술 종류별로, 또한 보관방법에 따라 술이 상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술맛이 제대로 지켜지느냐 여부에는 차이가 있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우선 위스키나 소주와 같은 증류주는 병 마개를 열지 않아 밀봉된 상태로만 보관된다면 몇년을 그대로 둬도 상관없다고 한다.
오래 둔다고 해도 술의 맛이나 내용물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성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위스키나 소주를 오래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의 경우 오래 두면 좋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오크통에 있을 때만 위스키가 숙성되는 것이지 병입된 이후에는 숙성기간으로 쳐주지 않는다.
특히 집에서 조금씩 마시며 보관해 두기도 하는 위스키의 경우 남은 술을 다시 마개를 제대로 닫아둔다고 해도 오래 되면 알코올이 증발해 맛이 변할 수 있다.
위스키업계에서는 이같이 자연적으로 증발되는 알코올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부른다.
맥주와 와인 같은 발효주도 역시 유통기한이 없기는 하지만 보관방법에 따라 오래 뒀을 경우 혼탁현상이 발생하고 맛도 변할 수 있다.
직사광선을 쐬거나 온도변화가 심한 곳에 1∼2년씩 방치해 두면 맥주의 경우 단백질이 응고돼 혼탁 현상이 발생하고 와인의 경우 산화현상이 일어나 신맛이 날 수 도 있다.
물론 혼탁 현상이 생겼다고 해도 마실때 기분이 `찜찜'해서 그렇지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고 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술에 유통기한은 없지만 제대로 술맛을 즐기려면 가급적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얘기하고 있다.
june@yonhapnews.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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