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회식, 동창회, 친구들과의 송년모임, 송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많은 연말이다. 이어지는 술 약속 때문에 간과 위는 지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 미리 음식을 섭취해 위의 부담을 없애 준다든가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간의 회복을 돕는 등 나름대로 몸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신경을 쓴다. 하지만 연말연시 자칫 관리 소홀로 고생할 수 있는 질환이 있다. 성대결절과 난청이다. 술 먹은 다음에 으레 가는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이 바로 목소리를 쉬게 하고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다.
과도한 목소리, 성대결절 유발 가능성 커
송년모임이나 회식같은 연말 모임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코스가 노래방이다. 기분 좋게 마신 술과 들뜬 분위기 때문에 노래를 무리하게 부르면 성대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끄러운 음악 탓에 고함치듯 얘기하지 않으면 대화조차 할 수 없는 나이트클럽도 성대를 해치기는 마찬가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잘못된 발성법으로 목소리를 내게 되면 성대에 굳은살이 생겨 목이 쉬는 성대결절이 생기기 쉽다. 치료를 위해선 2∼4개월 정도의 긴 기간을 요하므로 면접을 앞둔 사람이나 상담원, 영업직, 교사, 연예인 등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직종의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성대결절이란
목소리는 폐의 호흡이 목의 성대를 진동시키는 것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성대는 목의 양쪽에 위치한 크기 2㎝ 미만의 발성기관으로 말을 할 때 양측의 성대가 서로 밀착, 진동하여 소리를 내며 보통 1초에 150∼200회 정도 진동한다. 하지만 고함을 지르거나 노래를 할 경우 약 2만회까지 진동을 하는 등 성대가 과도하게 사용된다. 성대결절은 이처럼 과도한 성대의 사용으로 양쪽 성대의 진동하는 부분에 생긴 염증과 출혈이 굳은살처럼 두꺼워져 양쪽 성대의 진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목에 통증도 없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도 지장이 없으나 지속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게 되며 높은 음을 낼 때 음성이 갈라진다. 또 목이 건조한 느낌이 들고 목이 잘 잠겨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등 음성 피로가 쉽게 와 일상 대화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성대결절 예방법
성대결절을 예방하고 건강한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소리 남용을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의 김형태 원장은 “노래방에서 무리하게 노래 부르는 것을 피하고 나이트클럽 등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시끄러운 곳에서는 대화를 삼가야 한다”면서 “갈증이 나거나 목이 건조해져 소리가 잘 나지 않을 때는 탄산음료보다는 물로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시끄러운 음악에 ‘사오정’된다
소음성 난청은 청각세포가 소음에 노출, 손상을 입어 청력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직업병이었지만 최근 일상에서 소음이 증가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연말에는 젊은층 환자가 많이 증가하는데, 이는 나이트클럽, 노래방, 이어폰 사용 등 시끄러운 음악소리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소리의 강도는 음파의 진폭에 의해 결정되며 dB(데시벨)로 측정한다. 매 10dB이 증가할 때마다 소리의 강도는 두 배씩 증가한다. 즉 90dB은 80dB의 두 배 강도를 가지고 있는 셈. 일상에서 대화할 때의 음량은 60dB, 도로소음은 80dB 정도이며 75dB 이내의 소리는 아무리 오래 노출이 되어도 청력 손실을 유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회식 후 즐겨 찾는 노래방, 나이트클럽의 소음은 이보다 훨씬 높은 100∼115dB로 최근 많이 사용하는 MP3 이어폰의 볼륨을 최대한 높였을 때와 비슷할 정도로 심한 소음이다. 110dB에서 1분 이상 규칙적으로 노출시 영구적 청력 소실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100dB에서는 보호장치 없이 15분 이상 노출시 위험이 크다. 90dB 이상의 어떤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에는 청력이 저하될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은 처음에는 높은 음부터 들리지 않다가 증상이 더 심해지면 대화 때 말소리가 안 들려 대인관계에 지장을 준다.
▲회복 어려운 난청, 예방이 최선
소음성 난청은 갑자기 강도 높은 소리에 노출돼 일시적으로 소리가 안 들리는 돌발성인 경우 빨리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된 난청은 청각세포의 손상을 가져와 영구적 청력장애가 되며 한번 진행되면 여간해서는 회복하기 어렵다. 소음으로부터 빨리 피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더욱이 주위에서 평소 대화나 전화통화 시 말소리가 커졌다는 말을 듣게 되면 소음성 난청이 진행되었다는 암시이므로 전문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하게 청력검사를 받아보고 병세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리이비인후과 난청클리닉의 전영명 원장은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등 시끄러운 곳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꼭 가야 하는 상황이면 15분에 한번씩 조용한 곳을 찾아 귀를 쉬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귓속 삽입형 소형 귀마개(ear plug) 등을 착용, 소음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조원익 기자 wick@segye.com
〈도움말:건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유신영 교수,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www.yesonvc.com) 김형태 원장, 소리이비인후과 난청클리닉(www.soreeclinic.com) 전영명 원장〉
■연말에 알아두면 좋을 건강 상식
각종 모임과 송년회로 바쁜 12월. 여지없이 찾아오는 것이 바로 ‘술잔 돌리기’다. 술잔을 돌리는 것은 위생적으로 보면 결코 권장할 것은 아니지만, B형 간염 전염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되므로 수혈, 성관계, 주사바늘, 면도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술잔에 묻은 침, 찌개나 음식을 같이 떠먹는 것, 가벼운 키스, 재채기 혹은 기침 등으로는 쉽게 옮겨지지 않는다. B형 간염은 전체 간염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하며 심각한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며 최근 대한간학회가 발표한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적시된 인터페론,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등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려대의대 소화기내과 변관수 교수는 “B형 간염이 다른 질병에 비해 전염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상생활을 통한 전염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고, 질환에 걸렸다 하더라도 현재 치료법으로 충분히 치료·관리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연말이 되면 ‘내가 과연 1년 동안 뭐 했나?’, ‘송년모임에 나만 소외되는 건 아닌가?’ 하며 이유없이 울적하고 짜증을 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연말 연시라는 시기적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 인체내의 성장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이 오면 가능하면 볕이 드는 창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햇빛을 자주 접하고 흐린 날이라도 외출을 통해 기분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되는데 이런 방법으로도 우울증이 극복되지 않으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광선치료나 약물요법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원익 기자
|
제 목 : [세계]연말연시 잦은 회식자리 목소리를 아껴라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