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사람이 다니지 않고,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가면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도로 결빙 현상'을 불랙아이스라 부르지요.
낮 동안 내린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 도로의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사이에 도로의 기름, 먼지 등과 섞여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으면 얼음이 워낙 얇고 투명하므로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보여서, 검은색 얼음이라 불리게 된 것이지요.
도로 주행 시 눈에 잘 띄지 않고 단순히 도로가 조금 젖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로 겨울철 아침 시간대에 터널 출입구나 다리 위의 도로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눈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다리 위나 호숫가 주변의 도로, 또는 그늘이 져 있는 커브 길과 같이 기온의 차이가 큰 곳에서 생기기 쉽고, 특히 제설 작업을 위해 도로 위에 뿌린 염화칼슘이 눈과 결합하게 되면, 도로 위에 남아있던 수분이 도로 표면을 더욱 미끄럽게 하기 때문에 블랙아이스 현상이 잦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겨울철에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쉬운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평소보다 절반 가량 속도를 줄이고, 운전 중에 블랙아이스를 발견하면, 먼저 차량의 속도를 낮추고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고, 다른 차들은 씽씽 달리는데 본인만 속도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두셔서 앞차가 비상등이 켜졌을 때 안전하게 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언 도로 위를 달리는 차의 제동거리는 마른 도로에 비해 4~8배 가량 더 길어집니다. 특히 중량이 많이 나가는 차들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버스와 화물차는 원래 제동거리보다 7배를 넘겼으며 승용차는 4배가 쉽게 넘습니다. 참고로 건조한 도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50km/h의 속력으로 달리는 승용차라면 보통 30~40m가 밀리게 됩니다.
안타까운 결과이지만 30km/h이상 달리면 빙판길을 만났을 때 제대로 조향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집니다. 즉 브레이크를 밟아도 똑바로 차가 서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만약 운전자가 이런 상식 없이 급격한 조향을 이리저리 할 경우 차는 더욱 요동을 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조향을 목적하기 보다는 제동에 집중해 차를 일단 세우는 것을 우선해야 합니다.
차를 세우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잡으면 오히려 제동거리는 더 길어집니다. 대신 일명 펌핑 브레이크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끊어서 짧게 여러번 밟아주는 것이 낫습니다. 물론 유효한 제동력을 내야 한다는 점도 잊으시면 안되니 너무 부드럽게 밟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핸들은 차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꺾는 것이 오히려 차를 회전시켜 제동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물론 다양한 도로 사정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대처를 찾아야 하지만 당장 급한 운전자에게는 이 방법이 최선일 수 있습니다.
현재 스노우타이어라고 알고 있는 타이어는 사실 윈터타이어로 따로 징이 박혀 있지 않습니다. 눈길에서는 제동거리를 절반 정도 줄일 수 있지만 빙판길에서는 몇미터 차이가 나지 않고 만약 50km/h를 넘겨 고속으로 달릴 땐 차이라고 할만한 효과가 거의 사라집니다. 따라서 윈터타이어지만 빙판을 대비해서 끼우는 건 사실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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