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동네 오래된 달리기 하는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언제 만나도 반갑고, 말 그대로 헤어지기 싫은 사람들이다. 살아가면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고통과도 다르다.
잃은 재산은 되찿을 수도 있고, 명성과 건강 등 삶의 여러 측면에서 경험하는 상실도 되찾을 수 있지만, 사람이 사망하여 영영 우리 곁을 떠났을 때의 공허함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기에 극도로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될 수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의 회한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오랜 시간 쌓여온 소중한 추억들이 가득한 경우라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추억이라는 생각들은 자식들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뇌리에 남아 지키려 할수록 더 생생하게 살아난다. 보물 같은 이런 기억은 언제나 가슴 아픈 빈 자리를 떠올리게 한다. 오래 알아온 이웃 사촌들의 기억 또한 똑같다.
사람들은 이 모든 사실들을 이해하기에 개인적 상실의 희생자, 즉 사별한 지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안다. 누구도 그와 공허한 수다나 가식적인 대화를 나누며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런 경우 어떻게 위로 해야 할지 알지만, 그래도 염두에 두아야 할 점은 그런 상실이 일어나지 않았다거나 대단하지 않은 것인 양 가장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다른 것이 아닌 인간 상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의 인간 존재의 위기적 상황을 배경으로 합리주의가 부딪힌 인간의 유한성과 동시에 실증주의적인 객관적 인간 파악을 타파하여 인간을 주체적인 자각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전쟁은 우리에게 지금까지의 역사와 사회 가운데 개인의 생존과 사상에 일찍이 없었던 위기와 혼돈, 불안과 동요를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인간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해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철저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몰아갔다.
현대의 위기적 상황에 직면해서 불안, 절망, 허무의 의식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 아니라 이것을 극복하여 본래의 자유로운 주체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한 깨달음을 통해 개개인이 철저한 자각과 상실된 자유로운 창조적 주체성의 회복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의 깊이 모를 상실의 고통을,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우리도 함께 이해하고 있음을 전하고 알리며, 배우자나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끔찍하기까지 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실적 이별의 아픔들을 나누는 것이다.
만남은 언제나 헤어짐을 예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다. 헤어짐의 슬픔은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런 만큼 만나고 함께 할 수 있을 때 자주 만남으로서 가장 행복한 삶의 순간들을 채우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