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술 정보 사회에서는 인터넷이 온 세상을 정복해 버리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에 짜투리 공간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아이들이 다수의 권력 앞에ㅐ 놓이기 전에 조용히 아이디어를 키우며 성숙해지고, 힘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사각지대가 없어지고 있다.
넘쳐나는 관계 맺기, 가벼운 정보 교환 행위 등이 오히려 다양성을 훼손하고, 집단 사고를 공고히 하여 새로운 의견은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 버린다.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사회적 인간관계를 좀 줄여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 생각들은 우리가 지닌 원초적인 호기심과 연결맺기 본능과 상반되기 때문에 따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 순간 온라인 세계와 접촉하는 우리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 같다. 인터넷이야 말로 자신의 생각을 세상과 교류하는 이상적 발판이다.
소프트웨어의 소스를 온라인에 무상으로 공개해 놓은 수억의 웹사이트, 수십억의 인터넷 사용자, 수백만 유저 그룹들이 바로 다양성의 상징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온라인에 무상으로 공개된 거대 자본의 상업적 사업에 대항하는 민주적 대안모델인 듯하다.
북한 등 폐쇄된 국가나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사 기업처럼 연구실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원자로 개발이나 상업적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반면, 오픈 소스는 보수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소프트웨어 설계자와 의욕 넘치는 사용자들이 공개 토론을 거쳐 만든다.
그 결과 몇 가지 소소한 작은 결함들만 감수한다면 꽤 괜찮은 성과물들이 나오게 되었지만, 소프트웨어를 다운받는 과정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대로 입력이 되지 않는 입력 오류나 보안이 뚫리면서 해커가 잠입해 악성 소프트웨어가 깔리기도 하는 결함을 피할 수 없다.
오픈 소스처럼 전체가 함께 참여하여 무언가를 개발하는 작업은 다수 의견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아주 보수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약간의 개선은 가능하지만 획기적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현실 세상과는 다르게 온라인 세계에서는 '구조적 허점'을 메꾸려는 필요에 의해 인위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컴퓨터와 거리가 먼 길가 구두 수선 기술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개발한 구두 관리 기술을 세련되게 올리려 낑낑대며 애쓰지만 진전이 없다.
하지만 컴퓨터를 잘 다루는 괴짜들이 모이는 사이트를 방문해 조언을 구한다면 구조적 허점을 극복하고 멋진 게시물이라는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오픈 소스 개발자들도 진정한 혁신을 이루려면 다수의 의견에 따라 작업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광신자들이 모인 인터넷 공간에서 누군가 갑자기 다른 기술의 장점을 역설한다면 재치 넘치는 닉네임 뒤에 숨어서 거르지도 않은 증오섞인 말들을 그 사람에게 퍼부을 것이다. 극성팬이 모여 앉은 정치인이나 운동 경기장에 실수로 앉아 집회나 운동 경기를 관람하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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