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마지막이 4발자국 남았다. 우리 모두 한 평생을 무언가를 구하고, 채우고, 또 찾다가 결국 시간만 낭비했는지는 아닌지 한 번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하겠다. 열심히 배우려 노력하면 지혜는 많이 쌓이겠지만, 마음은 갈수록 삶의 열기를 잃어간다.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덜어내고 비우고, 머릿속에 든 모든 배움의 결과들을 덜어내고 비울수록 무식해 보일지는 몰라도 안 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 인생살이임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 것이 이맘 때쯤의 웃픈 감성일 때가 대부분이다.
노자는 배움을 행하면 날마다 더해져 마음이 무거워지고, 도를 행하면 날마다 비워져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했고, 장자도 무식해보일지는 몰라도 어리석은 바보가 자기는 좋다고 아이를 안고 아침마다 축원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일상에서 가능하면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그것을 초월한 무위적이고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 지식을 추구하지 않음으로 교활함으로 타고난 천진함을 잃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아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삶을 낭비하지 않는 순진무구한 일상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각자에게 이미 있는 지식과 이념을 약화시키고 덜어내면서 그 힘을 악하게 해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각 개인의 본래적인 천성이 드러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을 거부하며 나의 본성적 욕망과 가치가 나를 지배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다.
세상을 봐야 하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다. 결국 무위라는 상태에 이르고. 그런 상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확실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시험공부를 안 하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친구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 공부할 때 놀고 있으니까 말이다.
시험 성적도 당연히 별로 좋지 않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 주위에도 많이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이럴 때 적용될 수 있다.
학창 시절에는 입시라는 틀에 갇혀 시험 성적이라는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평가하고 줄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 틀만 유일한 삶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관, 자신이 정말 하고자 하는 의지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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