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자칫 예의가 도덕이나 윤리의 위치까지 승격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러운 대안 아이에서의 선택이다.
예를 들어 낙태가 옳은가? 노인이나 위독한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가 그런 것이다. 이런 문제는 대답하기 어려운 데가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이들 문제들도 어떻게든 이성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도얻철학자들의 저항할 수 없는 욕구가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규범을 도출했다.
결정이 어려운 분야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가 만들어진 것이다. 세련된 예의는 이런 문제의 해결에 크게 기여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면서 동시에 잔인해지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는 바로 윤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윤리는 여러 규범, 또는 윤리적 원칙이라 알려진 것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지만 세련된 예의는 단 하나의 규범만을 기반으로 한다.
세련된 예의의 기반이 되는 단 하나의 규범이란 바로 진부할지도 모르겠지만, '신중하라'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단,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 규범을 적용하는 것도 불가능한데 실제로 이런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기본적 욕구에 대해서는 거의 누구든 동의하겠지만, 이런 동의는 사실 이성적인 측면에서 그친다. 신중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규범이고 뭐고 까많게 잊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기 자신의 욕구가 모든 생각과 동기를 잠식하고 만다.
자신의 욕구가 모든 생각과 동기를 잠식한 나머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사실상 이질적인 존재가 된다. 그들은 우리에게 시각적으로나 다른 감각으로는 인식되지만, 그들의 중요성은 그들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력만큼이나 순식간에 작아지고 만다.
좋은 인상을 남길 작정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행동하는 식의 예의는 누구나 갖출 수 있지만, 세련된 예의는 비교적 소수만이 갖출 수 있다. 단순한 형식적인 행동에는 어떤 특별한 지식이나 세심함, 이해력이 필요없다.
사실 형식적인 행동은 예의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신호다. 형식적인 행동을 마주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세심함이나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즉시 알아본다. 또 이런 행동은 그가 좋은 예의를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갖출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드러낸다.
형식적 행동이 특출하다거나 도리를 벗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형식적인 행동거지를 하는 기질이 인간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고 짐작할 수도 있을 만큼 흔하다. 일상의 살에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름다운 예의를 갖추는 것은 드물고, 소중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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