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50-2]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 늙고 죽음 또한 다함이 없다: 마음은 뿌리요, 법은 경계이니, 이런 흔적이 다 잊혀져야 비로소 생사가 없는 밝은 경지를 만날 수 있다
'무'의 개념은 있다는 것의 부정이며, 또한 없다는 것의 부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있기도 하며 없기도 한 것이다. '역무무명진'에서는 무명이 다한 것까지도 없다고 하고, '역무노사진'에서는 노사가 다한 것까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은 결국 '십이인연'에 매달려 있지 말자는 의미다.
반야심경의 핵심은 공(空)이라는 것이며, 공의 모습이 바로 조건 발생인 연기(緣起)이고, 무자성(無自性)이라고 하는 이유다. 《반야심경》에서 설하는 마음은 곧 얻을 바가 없는 마음이다. 이는 집착없는 마음을 통해서 오히려 무한(無限)의 얻어짐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부처님의 깨달으신 실체이기도 한(실은 12연기를 통해 오히려 실체가 없음을 다시 말해 공의 이치를 얻은 것이지만) 이 12연기의 핵심은 그림같이 12연기 자체가 서로 맞물려 '앞의 것이 없으면 뒤의 것도 없다'는 조건 발생의 진리를 간파하라는 말이다.
무명에서 노사를 거쳐 다시 본래의 자리인 무명에 이르는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 해당하는 진리이다. 그리고 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유정(有情), 무정(無情) 즉, 생명체는 물론 단순한 물질까지 다 포함된다는 뜻으로, 곧 우주의 법계가 다 그러하다는 의미이다.
12연기를 부처님이 중생들이 무명에서 시작하여 집착과 괴로움에 얽매이는 순서를 보는 순관(順觀)과 노사에서 시작하여 집착과 괴로움을 풀어나가는 순서를 보는 역관(逆觀)으로 깨달으셨다고 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공의 개념이 없던 초기의 불교에서는 12연기를 '한 세대, 하나의 사이클'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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