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우리의 삶의 당연한 과정이지만, 누구나 그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며, 그런 두려움은 당연히 우리 인간의 진화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타고나게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사랑이 넘치는 삶이라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전염될 수 있다.
우리가 삶의 유한성을 회피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결국 세상에 자신의 두려움을 전염시키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게 된다. 타고나거나, 혹은 인생 과정에서 일찍 경험하는 그 움츠러듦이 초기 두려움을 좌우한다.
삶의 유한성은 죽음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악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아이는 악몽 속의 어두운 곳과 높은 곳, 자신을 집어삼킬 괴물을 두려워한다. 사라진 부모들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두려워한다.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부모가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까꿍 놀이에 아이들이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악몽은 분명 죽음에 대한 암시이며,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모든 존재나 사랑의 상실은 상상 속 죽음의 표현이다.
안정적 미래와 사랑의 지속성을 상상할 수 없으며, 아이들에게는 일시적 상실이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신뢰 형성과 관련이 있다. 분리는 사실 치명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으며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런 신뢰가 잘 쌓였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또 다른 삶의 어두운 측면을 결국 배우게 된다. 다시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나 동물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 어릴 때는 세상살이가 힘들었고, 형제자매나 부모의 죽음이 일상이적었다.
그런 일상적 죽음의 현실들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과 자신의 존재가 몹시 허약하다는 사실을 금방 배웠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상상 속에서 인간의 취약성을 인지할만큼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작은 동물의 죽음을 보여주며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들은 죽음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자마자 많은 질문을 하게 되되고, 자신도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깊을 두려움과 혼란이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관심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몹시 불안해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이 싹트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며, 작은 동물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또 연습한다. 텔레비젼 드라마나 영화,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예술작품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고 비극 속에서도 숨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그 자체로도 우리에게 안전과 건강,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게 하고, 소중한 법과 제도를 보호하게 만든다.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되고, 우리 모두가 동등함을 깨닫게 일깨워준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결실의 시작 9월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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