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드는 인간관계나 사회적 관계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데서 시작된다. 마음을 읽는 능력과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감정이 결핍된 사람들, 즉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되도록 자란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나르시즘의 형태로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흉내 내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들이 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자기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자신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스스로 그렇게 노력하는 중이라면, 이는 자신이나 가족이 속한 집단, 말하자면 소수의 '더 큰 자아'를 위한 것일 뿐이다.
도덕적 능력을 사용하는 일은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심지어 우리의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말과 행동이 고통과 굴욕을 가하고 마음의 짐을 지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가 자라면서 사춘기를 맞으면서 만난 자기 중심적 세상이 불안하고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도덕적 성인이 되거나 건설적 시민 의식을 함양하려는 발걸음을 방해한다. 미지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너무나 손쉽게 자기 중심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국의 대만 위협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걱정하고 있지만, 만약 자신의 손가락이 날카로운 것에 찔려 통증이 생긴다면 수 백만 사람들의 운명은 순식간에 잊혀질 것이다.
엄청난 세상의 인명 피해보다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불행이 당연히 훨씬 큰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과 보호자의 초기 상호 작용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영양분이 될 수 있을까?
쉽게 말해 이런 고민이 생산적인 사회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첫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유아들의 무력감이 사라지지 않는 한 두려움 없이 혼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랑과 보답은 싹이 틀 수 없다.
건강한 아이들은 놀이와 현실의 서로 상호적인 대비를 통해 종종 퇴보하기도 하겠지만, 결국 암울해 보이던 공포를 극복하면서 혼자 있는 능력을 점차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은 위안을 찾는 담요와 인형 같은 '이행 대상'의 역할에 주목하게 된다.
담요나 곰인형으로 두려움을 줄이면 부모를 통제할 필요도 덜 느끼게 된다. 이런 변화가 바로 성숙한 상호 의존 개념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대다. 아기들은 부모가 옆에 있을 때 혼자 노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부모가 눈에 보이거나 목소리가 들리는 상태에서도 부모를 부르지 않고 스스로 즐겁게 놀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성별보다 역할을 지칭하는 말이다. 자신의 어머니다운 자질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안정감과 자신감이 건강한 상호 관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아기는 부모를 자기 요구의 확장이 아닌 전인적 인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민주적 자아가 탄생할 준비가 완성되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3월 마지막 날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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