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왜 그렇게 술을 마셔대며 스스로 고통받는 삶의 모습을 고집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그릇된 생각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법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살이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런 생각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다.
술주정이나 문란한 생활, 경제적 빈곤, 무례함, 자기 파괴적인 감정 등을 고통받는 삶의 본질로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빈털털이에다 미치광이이고 난잡하고 괴팍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내 행동에 대해 나는 뭐라 핑계를 댈까?
맑은 정신으로도 창조적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나 자신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렵기도 했다. 내가 만약 창조적인 선물을 받았다면 나는 그것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는 말일까? 물론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항상 창조성에 한계 같은 것을 느끼고 있고, 그렇게 뭔가 결핍된 사람들이 만나 함께 일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알아낸 삶의 방법은 집착에서 벗어나 그대로 현재의 삶에 몸을 내맡기고,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냥 살아내는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자유로워지기 시작한다. 그 후 또 이런 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의 세상살이에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는 경우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다.
나는 삶의 혼란 속에서 빠져 나오는 길을 안내하는 선생님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사람들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며, 지금도 그렇다. 다만 나를 이끌어준 사람들이 없었다는 사실에 화가 날 때가 있을 뿐이다.
왜 모두가 나의 전철을 밟아야 하는가. 왜 우왕좌왕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야 뭔가를 배울 수 있단 말인가. 창조적이 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름길, 행운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말이다.
부모가 참회의 삶을 사는 것만큼 심리적으로 그들의 환경에, 특히 그들의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없다는 말을 신조로 삼고 있다. 나는 항상 내 생각들을 모으려 노력한다. 여기 저기서 배우거나 알게 된 원칙들을 정리한다.
또 혹시 빠진 것이 없을까 수시로 챙겨서 추가한다. 내 삶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기적 같은 일들이 많이 있었음을 상가시켜 주며, 그런 것들도 잊지말라고 격려해준다. 창조력이 회복될수록 상실감과 허탈감이 없어진다.
그러면서 기적 같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럼없이 어른이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의 창조적 힘을 느끼고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짓는 초등학생 손주들의 보면서 드는 생각도 그런 기적 같은 변화의 일부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나 예술가의 위치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전문적 지식이나 예술적 성취를 전달하는 통로일 뿐이다. 만약 예술가들에게 자신의 수준을 선택하라고 하면 그들은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삶이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창조적인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창조적인 사랑이 되는 데는 아주 작은 변화로도 가능하다. 내 삶과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내면의 소리를 이끌어내어 잠재적 재능을 발견하는 데 꼭 필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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