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44-4]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육근이 없다는 말은 존재하되 존재감이 없다는 말이다: 마음은 한 면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마음에 다른 이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 · 심소라는 짝, 즉 마음 · 마음작용이라는 짝에 대해서도 다른 이름이 있으며. 이들 다른 이름은 그 각각이 부각시켜 드러내는 뜻은 다르지만 그 본질은 동일하다. 즉, 이 이름들이 가리키는 존재 또는 현상은 '마음과 마음작용'이라는 짝으로 동일하다.
마음과 마음작용이 동일한 감각기관(소의,所依: 6근 중 하나)을 의지하여, 동일한 대상(소연,所緣: 6경 중 하나)에 대해, 동일한 형상[行相]을, 동일한 시간(時)에서 가짐으로써 인식이 이루어지는데, 이 때, 즉 하나의 상응 중에서는 마음의 체(體)가 하나이듯이 수(受) · 상(想) · 사(思) 등의 여러 마음작용의 체도 하나인데, 이것을 사(事, 체)가 평등한 것이라고 한다.
마음과 마음작용이 각각 개별적 실체(법,法]라고 보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인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마음과 마음작용이 서로 상응하면서 함께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여기서, 이 때의 상응은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측면(5의,五義)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즉 인식이 이루어질 때는 5가지 측면에서의 상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에게 있는 재산은 가짜다. 마찬가지로 ‘나는 나름대로 깨달은 바가 있다’거나 ‘나는 일가견을 얻었다’는 생각은 나라고 하는 주관은 있더라도 경계를 보고 헛된 기운이 돌아서 천지에 겁나는 것이 없을 때가 있다. 나름대로 알아서 설치는 것은 천하의 잘못된 사견팔이일 뿐이다. 저울대의 눈금은 도달해야 할 북극성의 별이다. 절대로 그 눈금은 움직이지 않는다, 저울추만 첫 눈금을 기준으로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는 이유는 지식을 집어넣거나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하는 의지, 즉 결정적 지향처를 알아 내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과 삶을 일시에 무너뜨리고 나 자신의 진면목을 깨닫기 위한 것이다. 글이나 말, 보고 듣고, 느끼고 배움으로 알려는 시도는 그림 속의 떡을 먹거나 말로만 술을 마시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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