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통해 살아간다. 그러니 어차피 할 일이면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싫은 것은 싫은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주말이나 휴일 아침 그냥 늦잠 자고 일어나 한껏 부리는 여유가 정말 행복하다.
너무 좋아서 책을 보다가 그런 행복감을 느끼면 저절로 웃음이 터진다. 그렇게 웃다가 주말에는 항상 출근길이 바빠져 지각할 때는 스스로가 게으르뱅이처럼 느껴져 왠지 껄끄러울 때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내일 죽을 것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면 무한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누구나 언젠가는 죽겠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거나 있던 의욕도 사라질 것이다.
하고 있는 일에서뿐만 아니라 세상만사에서 의욕이 없어진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살아있으면서도 아무런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지루하다. 평소에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내 뼈를 화장해서 내가 좋아하는 길에 뿌려달라고 아이들에게 부탁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뭐 내가 원하면 국립묘지에도 갈 수는 있겠지만, 좁은 국토에 죽어서까지 내 한 몸이 신세진다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
어쨌거나 살아있는 동안은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면서도 돌아다니며 사방을 살피기는 한다. 휘적휘적 달리다 잠깐 멈춘 음수대나 나무 그늘 속에서 주변 정리라도 깨끗히 해두는 편이 더 즐겁다.
"나는 새는 뒤를 어지럽히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이나 "떠나는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무탄트 메시지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유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오직 가슴 뛰는 순간들, 내가 삶을 최대한으로 산 순간들만이 나의 것일 뿐이다.
그냥 목적 없이 맹목적으로 마음이 떠돌거나,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지만,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건지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이성과 감성이 충돌하면서 마음에 갈등이 생겼던 것이다. 그 와중에 온전히 누리고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잃어 갔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고 이성으로 감정을 억눌렀던 것 같다. 내 생각과 마음을 따라 행동해 놓고 죄책감이라는 것을 가진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얼마나 살지는 모르지만,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관점이 아닌 나의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 조금 더 많이 웃고, 즐기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험들이 많아지고 풍성해지길 바란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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