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머님께서는 나에게 "사람은 욕심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은 자주 해주셨다. 내가 무슨 일이든 지긋이 오래 하지 못하고 곧 싫증을 내곤 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드셨던 것이다. 나는 하기 싫거나 쓸모없는 일을 오래 지속하는 것이 바로 집착이라고 거부했다.
집착은 체념하지 않고 한 가지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지만, 자칫 어떤 것에 대해 계속해서 얽매여, 마음이 쓰이듯이 어떤 것에 마음이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하는 그릇된 분별 상태에 빠진 것을 말한다.
주로 게임에 집착하는 게임 중독이나 애인에게 집착하는 스토커도 있다. 불교적으로는 만약 불변의 깨달음이 있어서 열반에 머무른다고 한다면 이 역시 집착으로서 열반에 속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반에 상주하는 것은 열반에 묶이는 것이다.
열반은 얻은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머무를 수도 없다. 열반을 얻는 주체가 공하고 열반 자체가 공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인데 어찌 열반이 생겨날 것이며, 생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어찌 열반이 사라지겠는가?
제법의 진실상은 본래 생멸이 없는 것이므로 마음이 생사에도 머물지 않아야 하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아야 한다. 집착이 강한 사람 중에는 결벽, 철저성, 집요성, 완고함, 유연성의 결여 등에 더하여 심한 감정 반응으로 폭발성, 잔인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기질로 폭행 등이 일어나는 일도 있다. 투사형의 체형과 친화성이 강하다. 골격이 단단한 근육질의 운동선수에게서 많이 볼 수도 있으며, 지구력이 있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끈기가 강하기도 하다.
또 집착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언동에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정해지면 그 생각대로 방향을 잡으려는 경향들이 있다. 그러므로 말한 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거나 생각을 쉽게 바꾸는 사람을 일관성 없다고 비난한다.
말한 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규칙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일관성 없는 행동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우리 마음에 일단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런 인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리를 판단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에서 리포터가 범죄자의 주변을 취재하면서 "범인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근처에서 함께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라고 말하면 지금까지 자신이 평가하고 이해하던 인지적 일관성이 손상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기회주의적이거나 무책임하다는 등의 평가가 내려지는 것을 피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이 어느 날 죄를 범하면 손바닥 뒤집듯이 "나쁜 사람이었다."고 말해도 상관없고, "차분하게 생각해보니까 집히는 데가 있었다."고 말해도 상관없다. 그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본심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