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항상 마주치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불협화음이다. 그래서 "관계를 무시하고 시간을 어기면, 달콤했던 음악도 화를 돋우나니."라고 일찌기 말했던가 보다. 함께 살아가거나 여행을 하다 보면 각자의 생활 리듬이 한데 섞여 다양한 상황이 발생한다.
세익스피어의 말과 달리 운 좋게 서로의 리듬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자의 시계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 일상 직장생활 동료나 여행 동반자뿐 아니라 세상의 돌아가는 리듬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북적이는 서울 도심과 시골 고향의 생활리듬은 그 자체가 다를 것이 분명하다. 사무실에서 좌식업무를 보는 직장인들과 농어촌에서 농사일을 하거나 배를 타는 일과는 서로 다른 리듬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금 현재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은 채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편인가. 아니면 언제나 조급하게 서둘러 움직이는 유형인가. 자신을 내려놓고 편히 쉬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가. 나만의 리듬, 내가 편하게 느끼는 리듬을 알고 거기에 맞추는가?
유동성과 디지털화 , 갈수록 빨라지는 삶의 주기와 속도, 급증하는 업무량과 문제상황들...그런 것들로 쉴 새 없이 헐떡이며 오늘의 세상 흐름을 쫓아가기에 바쁘다. 점점 빨라지는 리듬에 우리 모두 자신도 모르게 적응해간다.
자신이 바라는 리듬이 어떤 리듬인지, 좋은 리듬이 어떤 것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여행을 한다. 제대로 쉴 수 없는 일상을 불평하면서 1초도 아깝다는 듯 과제와 업무에 바쁘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일단 몇 분간 호텔 객실을 둘러보며 설렘을 만끽한 다음에 푹신한 침대에 누워본다. 그리고 고민을 시작한다. 지금부터 뭘 하지? 챙겨온 책을 읽을까? 쉽지 않는 내용이라 이 경쾌한 기분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몰라.
바닷가로 나가보는 것이 좋겠어. 해변을 따라 조깅을 하면 어떨까? 그래, 건강을 위해서도 그것이 좋겠어. 그런데 지금 여기까지 와서 달리는 것이 나에게 정말 휴식이 될까? 휴가지에 왔으니까 일단 편하게 쉬어야 한다는 강박이 뒤따른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사우나를 즐길 다음 수영을 좀 할까? 아니면 바로 30분 거리에 있는 맛집으로 가서 맛있는 것을 먹을까? 아냐 먼저 샤워를 좀 하자. 욕실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탁자에 놓인 여행 안내 책자가 눈에 들어온다.
샤워 전에 먼저 책자를 간편하게 훑어보자. 필수 체험, 필수 여행지를 메모하다 보니 어쩐지 엊그제 사무실에서 작성한 할 일 목록과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여행지에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여행 이전보다 더 지치는 상황이 시작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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