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달리기에서 지쳐 쓰러졌던 주자가 조금 후 다시 회복하여 일어나 다시 달려가듯이 우리의 죽음 또한 밖으로 내몰리지 않고 삶으로 통합된다. 죽음도 잘 준비만 할 수 있다면 더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요즘의 호스피스 병동이 그런 준비 단계가 아닐까 싶다.
죽음은 삶의 또 다른 차원의 비전이며, 캄캄한 어둠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빛의 세상에 도달하는 것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깨어난 사람들의 경험에 비춰봐도 빛에 대한 증언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옴을 알 수 있다.
희망에 찬 무엇인가를 약속해주는 듯한 아주 편안한 빛을 보았다고 말한다. 나도 중학교 졸업식날 소고기 국밥을 먹고 두드러기가 나서 기도가 막혀 죽었다가 거의 한 두 시간 후에 다시 깨어났던 적이 있는데, 그런 밝은 빛의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영국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가 정지하고 의학적으로 완전히 사망한 것으로 판명된 후에도 우리 의식은 어느 정도는 기능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심장이 멈추고 숨이 멎은 상태에서도 우리의 의식 혹은 영혼은 계속 살아 있다는 의미다.
나의 생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은 나 자신이 아니라 살아 생전의 업에 달렸다는 것이 불교적인 관점인 반면, 창조주에 달렸다는 것이 기독교적 관점이다. 결국 내가 지은 업이나 선행에 따라 창조주가 판단하여 새로운 생명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선한 업을 쌓아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고, 사랑으로 창조주의 은혜를 많이 베풀어야 멋진 생명을 누릴 수 있으며, 모든 불안이 평화로 바뀌고, 모든 갈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논리적인 회귀 또는 근원으로의 복귀가 땅에 쓰러진 주자가 대지의 기운을 받아 다시 회복하여 일어서 계속 달려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최종 목표를 잊지 않으면 누구나 그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죽음은 자신의 본성이 기억하고 있는 영원한 흥겨움과 행복이 있는 고향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그 순간을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 깨달음의 순간이 와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영원히 안전한 집에 들 수 있다.
삶이 나 자신에게 준 고통이나 어려움도 나의 깨달음을 지지하고 길을 가르쳐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니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괴로운 시험이 아니라 즐겁게 거쳐가야 할 하나의 새로운 도전일 뿐이다. 그런 삶의 공동체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다.
해가 뜨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일터에서 혼자 또는 끼리끼리 모여 힘을 내어 맡겨진 해야 할 책무를 수행하며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목적에 대해 성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의 삶의 자세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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