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지내던 사람들과 어느 순간 연락을 하지 않고 잊은 듯 지내는 경우를 발견하곤 한다. 예전의 편안하던 관계로 똘아가고 싶고, 삶의 태도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모든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이 인생살이인 걸 어떻게 하나.
아침부터 비가 말 그대로 겁나게 온다. 벌써 40여 일째 계속이다. 하늘은 정말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졌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계속 무한한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이 하늘이 가지고 있는 열망일지 모른다.
깨달음에 대한 열망으로 산으로 들어가 서너달 행자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식적인 소비와 의식적인 걷기, 의식적인 앉기 훈련을 하면서 혼자서 스스로 변화의 노력을 통해 수행 공부에 대한 자질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사회 생활에도 똑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새내기 때부터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처럼 큰 사람이 될 사람은 어릴 때부터 눈에 뜨이게 마련이다. 장차 거목이 될 나무는 씨앗 속에서 처음 싹터 나오는 잎부터 그 징조가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도 '떡잎'인 새내기 때의 자신의 마음과 행동들이 장차 스스로 거목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징표인 셈인데, 떡잎 외에도 '싹'도 이런 의미도 함께 쓰이고 있다. '싹'이 사람을 가리킬 때는 '싹수'라고 부른다.
그래서 일상에서 듣게 되는 '싹수'는 어떤 사람의 "앞이 트일 징조"를 가리키는데, '싹수가 있다' '싹수가 없다', '싹수가 노랗다', '싹수가 보인다' 등의 여러 가지 표현법이 사용되고 있다.
전라도 사투리인 '싸가지'란 말도 같은 의미다.
그래서 이 '싸가지'란 사투리를 쓰거나 들을 때 주의해야 할 때가 있다. 싸가지가 없다는 말은 앞이 트일 징조가 없다는 말이므로, 싸가지가 있다면 칭찬이고, 싸가지가 없다면 욕이라는 의미가 된다는 사실이다.
"싸가지에 밥비벼먹을 놈"이란 말은 싸가지가 많아서 즉, 떡잎에 밥을 비벼 먹는다는 소리로 욕이 아니라 칭찬이란 말이다. 내 삶은 주위에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그저 혼자서 변화의 노력을 밥 먹듯이 하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의 일상의 관심사는 함께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며, 자신의 일에 집중하며 살아가면 행복해 질 것이라는 기대적 생각뿐이다. 그렇게 살아서 정말 행복해질 것인지는 살아가며 느끼고 경험해 봐야 하는 문제일 뿐이다.
지금 현재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편하게 대화하면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힘이 들 때는 달리기 할 때처럼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일 뿐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분이 상하지만 분노의 마음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마음도 함께 있다.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의 물꼬가 터질 때까지 기다리고 노력하는 것이다. 일단 물꼬가 터지면 지금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모든 것이 씻겨가고 행복하게 살아갈 새로운 세상만 남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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