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경쟁관계가 조성되기도 하고, 내가 가진 것을 내놓아야 할 때도 있고, 책임지거나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생긴다.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밀월 기간이 지나며 불협화음이 일다가 어느 순간 차가운 기운이 방 안에 감돌거나 서로 존중하고 갈등을 참고 이기며 관계를 유지하고 사랑을 끝까지 지켜가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자주 있다.
자기 주장을 일단 뒤로 물리고 신경질적인 말이나 행동을 피하고 비방하는 태도를 자제하려 노력함으로써 갈등 관계를 이기고 극복할 방법이나 능력을 찾거나 키워야 할 때도 있지만, 그런 긍정적 부분이 눈에 띄게 사라져가고 있다.
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고서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협조를 통해 더불어 어떤 일을 처리해나가는 것은 불란을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사호한 일이다.
언제나 작은 균열이 어느 새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런 맥락에서 결혼 서약은 배우자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지키겠다는 맹세나 마찬가지다. 불교 신자들이 계를 받는 것도 물론 똑같은 일상에서의 수행서약이다.
여기에는 성적인 사랑과 관련해서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이 시대에 바람 피우지 않겠다는 것은 과거 아날로그 시대 때의 성적인 언급이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금기시 되는 재미있는 상황이 노출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섹스'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이 금기였다면, 지금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는 '순결'을 말하는 것이 더한 금기어가 되었다. 음란과 외설이 일상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텔레비젼이나 라디오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사회에서 윤리와 그 수호자들인 어른이 소리 소문 없이 떠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21세기 디지털 기술사회에서는 보호막을 잃어버린 세대가 되었다.
불교에는 불살생(不殺生, 산 것을 죽이지 않음), 불투도(不偸盜, 훔치거나 도둑질하지 않음), 불사음(不邪淫, 사삿되거나 음란하지 아니함), 불망어(不妄語, 망년된 말을 아니 함), 불음주(不飮酒, 술 마시지 아니함)의 다섯 가지 재가 신도의 계율이 있다.
사랑의 서약을 지킨다는 불사음은 다른 모든 서약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인간됨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시대로부터 우리 자신를 지켜가기 위한 것이다. 순결하지 않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불행과 무질서를 야기할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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