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반야심경 24-3]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 나와 법이 공해지면 모든 것을 쉬게 된다
색과 자성(自性)이 모두 공허하여 둘이 아님을 안다는 것은 허공은 손으로 잡아보지 않아도 텅 빈 것을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꿈속에서는 무언가를 잡으려 마구 손을 내젓지만, 실제로 현실에 있는 사람이 보는 것은 그냥 잠자며 꿈을 심하게 꾸고 있는 사람뿐이다.
나이 드신 어른들이 "나는 조만간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갈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또한 어디서 내가 왔는지 모르고, 또 어디로 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똑같이 모르는 그 어느 곳'으로 간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내가 밥 먹고 옷 입는 것 이상으로, 그리고 내 몸 아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바가 있으면 조용히 앉아 마음 속을 관조하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돌이켜 보는 것이다.
믿음이 가지 않는 일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른으로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조용히 직접 있는 그 자리에 앉아 단 1분이라도 반조해보자. 모양을 보고, 소리로 듣고, 냄새로 맡고, 혀로 말하며, 마음으로 느끼지 않으면 아무 것도 없다.
그렇게 정말로 있는 바가 없어서 자연히 모양을 잊고, 몸이라는 체를 잊어 나라는 것이 공함(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미 나라는 것이 없어지면, 병든 사람이 병이 나으면 약을 버리는 것처럼 그 대상 경계도 역시 공해진다. 나와 대상 경계가 함께 공하면 자연히 모든 것이 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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