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을 하여 깨달음을 얻으면 한없는 즐거움과 기쁨을 얻는다고 하여 인생살이의 고통의 불길이 꺼졌다는 의미지 어떤 기쁨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깨달음과 열반을 그런 긍정적 어떤 상태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상태를 즐긴다는 식의 긍정적 표현으로는 필연적으로 그 의미를 왜곡하게 된다. 깨달음의 상태에서 얻게 되는 보상은 본질적으로 그런 어떤 고정되거나 구체적 상태로 표현할 수 있는 그림 속의 떡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열반을 그런 구체적인 영롱히게 빛나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착각해서 그것에 집착한다면 그 집착으로 인해 번뇌의 불길이 다시금 불타오르게 되고, 마약과 같은 열반과 환의의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다시금 같은 수행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영혼으로서의 참나가 없기 때문에 개인 인격체로서의 나마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현실 세상에 사는 인격체로서의 인간은 생명체로서의 동물이나 식물들처럼 없을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은연 중에 오해를 하고 있다.
우리 몸과 의식은 색수상행식의 오온으로 전체를 이루고 있으며, 비록 실재하지 않는 허구에 불과하지만, 일상 생활의 편리를 위해 임시적 현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보아도 가능하다. 작은 배나 수레도 부품 하나하나가 모여져 만들어진 전체적 허구의 존재라는 것이다.
바퀴 두 개와 프레임 하나, 핸들 하나와 안장과 발판과 크고 작은 톱니바퀴와 그 속의 베어링 같은 부품들 각각으로 조립한 전체로서의 자전거 중에서 부분들의 모임과 전체로서의 자전거 둘 중에 하나는 허구라고 보는 것이나 같다.
진실은 실재하는 부품들이 모여 전체라는 허구적 존재가 생긴다. 보트나 수레나 자전거가 수행하는 모든 기능들 부품딜이 일정 방식으로 모여 만드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로서의 보트나 수레나 자건거는 개념적 허구의 예가 된다.
부분적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 모든 복합체 사물들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책상, 펜, 컴퓨터, 자동차, 나무, 풀, 바위, 물, 구름, 나라 등등, 그리고 우리 개인의 인격체인 색수상행식의 오온으로 이루어진 복합체도 실재하지 않는 개념적 허구에 불과하다.
불교에서는 이 허구적 복합체를 편리한 도구로 여기며 일상에서 시용할 것을 허용한다. 우리가 자전거를 허구적인 존재로 언급하지 않고 바퀴 두 개와 프리임, 행들, 그리고 안장과 기타 부품들이 이러저러하게 조립 연결된 구조물이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불교의 논리 중에 진속이제(眞俗二諦)가 있다. 속제는 우리 상식에 맞고, 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는 진리를 말하고, 진제란 사실에 부합하고 아무런 개념적 허구의 조재를 상정하지 않는 진리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허구에 불과한 복합체를 일상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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