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뇌와 윤회에서 벗어나지 위해서 반드시 해내야 할 것이 부처님들처럼 열반의 경지를 얻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열반은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가질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이루어야 하는 최종적인 성취 목표가 되기도 한다.
또 마라톤 완주처럼 힘들지만 계속 달려가는 어떤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다가가야 하는 어떤 목적지가 되기도 하고, 들어가야 할 어떤 마음 가짐이나 의식 상태의 의미를 가지지고 한다. 열반은 단지 종교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열반은 깨달음처럼 원래부터가 논리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어떤 긍정적 표현이라도 오류가 되고, 단지 부정적 표현으로만 간접적으로 그 특성을 기술할 수 있다. 열반은 원래 불길이 꺼진 상태를 의미한다.
번뇌든, 고통이든, 욕망의 불길이든 그것이 이제는 다 타 버렸거나 아니면 큰 바람이 훅 불어와 꺼져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열반이라는 개념이라면 여기서 다시 지금까지 알려져 온 굉장하고 근사한 어떤 상태를 찾으려는 순간 다시 집착의 골로 빠진다.
열반이 윤회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무상을 극복하는 영원불변의 평화나 환희, 심지어 열락의 상태라 표현하는 것은 논리적 오해의 예들이다. 온 우주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온 그 어떤 근원이나 기본 바탕은 모든 면에서 가장 위대할 수 밖에 없다.
너무 위대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는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다. 예를 들어 열반이라는 특정한 색깔이나 무게, 촉감 같은 속성이 있을 수 없다. 열반의 고정된 특정한 색깔이 있으면 모든 열반은 그런 색깔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위대성이 떨어지게 된다.
열반에 들 수 있는 사람들의 가계 같은 족보가 있다면 그런 가계를 가져야만 하게 되어 그것의 위대성이 침해된다. 그래서 열반은 가계도 없고,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도 받지 않고, 어떤 긍정적 표현으로는 포착되지 않는다.
오직 열반은 '~은 아니다'란 간접적인 표현으로만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이 모든 가능한 부정적 표현으로 배제되지 않는 상태를 열반을 얻거나 들거나 이루거나 가지는 사람이라 보면 큰 무리가 없다.
즉 열반은 '번뇌의 불길이 꺼진 상태' 그 자체의 상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교에서는 그런 절대적 존재의 실체 자체를 거부한다. 공산주의 사회의 영도자나 특정 종교의 최고 성자 혹은 지배계급이 없다.
모든 중생이 번뇌의 불길이 꺼져 없어져 열반을 얻었다는 의미는 모든 사람이 번뇌를 더 이상 겪지 않게 되었다는 의미이지 번뇌가 꺼져서 열반이라는 굉장한 무엇을 새로 얻었다는 뜻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이 불교가 다른 종교들과 다른 점이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대해 자세하게 시술하기보다 '번뇌와 잡착의 불길이 꺼진 상태'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설명해둔 논리적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도대체 어떻게 긍정적인 표현으로 열반의 상태를 기술할 수 있을 것인? 시도할수록 왜곡시킬 뿐인데...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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