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자연스럽게 눈에 뜨이는 것이 차들이다. 그런 차들 중에 간혹 먼지나 얼룩이 더덕더덕 붙은 세차 시점이 지난 차들을 보게 된다. 그 차의 운전자는 정말 바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몰론 그냥 하기 싫어서 세차를 안 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사실 광택나도록 반짝거리게 관리를 잘 했다고 해서 그 운전자나 소유주가 진짜로 멋진 사람인지는 알 수도 없다. 그런데 사업상 필요한 모임에 가는 차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나에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을 생각해 본다. 내가 별로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급해서 인터넷 검색해보고 오셨다는 동네분들도 많다. 그 분들에게 하는 말이 "제가 급하면 동네가 시끄러워집니다." 왜냐고? 내가 외과의사니까!
주위에 있는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진료할 의사가 얼마나 자신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홍보나 소문으로만 듣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외과 같은 경우는 몸에 칼을 대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겉으로 드러난 풍문은 말 그대로 풍문일 뿐이다. 직접 만나서 자신의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고 검사하면서 신뢰가 가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의사는 신이 아니다. 의사에게 신성을 찾으면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다. 의사는 환자를 아프기 전의 제자리로 되돌리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세차를 잘해 광택이 나지만, 엔진이 망가진 고물차를 사는 것과는 완벽하게 다르다. 자기 관리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 항상 자신의 몸이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인생살이가 상황과 처지에 따라 부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도 있지만, 한계를 벗어난 요구를 하면 안 된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쳬계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행동을 취하고, 따라서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소비에트 연방을 시작으로 공산주의 사회가 무너지고, 중국과 독일처럼 개인적 능력차이를 인정한 사회가 그나마 살아남아 발전하고 있다.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가? 바로 자기 관리의 문제다. 자기 관리에 소홀하던 사람들이 쓰는 것이 랜덤전략이다. 소위 '복걸복' 전략이다.
우리 의료도 지금은 혼재되어 있다. 말 그대로 의료의 공익적 부분보다 비급여 부분에 치우친 진료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죽으나 마나 이길 뿐이라며 급여 진료에만 집중하는 의사들로 나누어 진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된 진료와 치료다.
세차된 차처럼 홍보된 의료기관도 있고, 세차되지 않은 홍보되지 않은 의료기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의료보험이라는 비용측면에서는 사실상 마찬가지 결론이다. 문제는 이제 고도 성장의 정점을 찍은 우리 현실상 더 이상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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